‘경찰대 여성 입학’ 관철시킨 김영정 전 정무2장관 별세

한국 여성정책의 선구자
이화여대 여성학 과정 탄생에 기여
호주제 폐지·남녀고용평등법에 앞장

김영정 전 정무2장관
서울신문 DB
한국 여성정책의 기틀을 세운 김영정 전 정무2장관이 2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2세.

김 전 장관은 함경남도 함흥 출생으로,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해 캐나다 토론토대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54년부터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대학원장 등으로 일했다. 1977년 이화여대 부설 여성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아 학부 과정에 여성학 과정을 탄생시키는 데 기여했다.

1983년 한국여성개발원(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초대 원장에 취임했다. 1985년 민주정의당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호주제 폐지와 동성동본 금혼 폐지 등이 담긴 가족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이후 남녀고용평등법을 대표 발의해 2년 만인 1987년 통과시켰다.

1988년 여성가족부의 전신인 정무 제2장관실의 장관으로서 여성의 경찰대 입학 허용을 요구, 관철시켰다. 정부의 공직 의전 초청장에 등장하는 “동부인(同夫人)하시기 바랍니다”에 항의, 당시 유일한 여성 국무위원으로서 ‘동배우자’로 해줄 것을 강력 건의하기도 했다.

유족은 1남 1녀(김유진 ㈜트리니티 대표이사, 김미진)와 며느리 안효원씨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0호실. 발인은 24일 오전 10시이며 장지는 분당메모리얼파크다. (02)2227-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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