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우즈벡 희생자 빠른 송환 위해 운구비 선납한 업체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2022.10.31 안주영 전문기자
이태원 참사로 숨진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유학생을 고국으로 하루빨리 송환하기 위해 시신처리 업체와 고인이 재학 중이던 대학이 팔을 걷고 나섰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의 지원책이 나오기 전 업체와 대학 측이 송환 비용을 선납했던 것이다.

6일 A 시신 처리·송환 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4시쯤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으로부터 ‘이태원 참사로 숨진 우즈베키스탄 희생자 B씨의 시신을 빨리 고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의뢰를 받았다.

이슬람 문화권인 우즈베키스탄은 사망 후 사흘 안에 장례를 치르기 때문에 시신 송환이 시급하다는 요청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참사 직후여서 외국인 희생자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업체 측은 B씨가 생전에 다니던 인천대학교와 협의해 수백만원에 달하는 시신 송환비를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대학교 행정 절차만 열흘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되자 업체는 지난달 31일 장례비와 비행기값 등 900여만원을 미리 납부했다.

덕분에 B씨의 시신은 지난 1일 오전 11시 비행기에 실려 고국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업체 대표인 의학박사 황규성(50)씨는 “의뢰가 들어 온 다음 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숨 가쁘게 시신 처리와 서류 준비 작업을 했다”면서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숨진 고인을 고국으로 빨리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이었고, 비용도 부담이 아니라 선납만 했을 뿐”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인천대 측은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 지난 4일 이 업체에 비용 전액을 지불한 상태다.

외교부가 외국인 사망자에게 주는 지원금은 추후 인천대에 지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번 참사로 인한 외국인 사망자에게 내국인과 똑같이 장례비 최대 1500만원, 구호금 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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