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려아연 임시주총서 영풍 의결권 제한은 위법”

김희리 기자
입력 2026 07 13 18:07
수정 2026 07 13 18:07
고려아연이 지난해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부장 장지혜)는 지난 10일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박 대표에게 손해배상금 1억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쟁점은 고려아연의 해외 계열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법적 지위였다. 관련법에 따르면 A회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 등을 통해 B회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기존에 B사가 가진 A사의 지분은 의결권이 없어진다. 고려아연은 SMC에 영풍 주식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 온 영풍·MBK는 SMC가 상법상 주식회사가 아닌 외국 회사로 해당 법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영풍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SMC는 상법상 주식회사와 유사한 회사라 할 수 없고, 상법이 규정하는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임시주주총회에서 SMC가 자회사임을 전제로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한 고려아연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또 박 대표가 기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영풍 측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는 이 사건 주식의 의결권 제한이 위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영풍의 주주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의결권을 제한해 임시주주총회 의장으로서 부담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풍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 데 그치지 않고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 행사 등 실질적인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며 “위법한 조치로 영풍의 의결권 행사가 막히면서 주주총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주주권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덧붙였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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