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신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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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꼭 나누는 얘기가 있다. “당신 일자리는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잘 버틸 수 있을까요.”

AI가 상당수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뉴스가 쏟아지는 현실. 언제라도 AI에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인간은 결국 스스로 만들어 낸 AI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패배 선언’을 하게 될 것인가.

그런데 한 줄기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세계 최강 프로기사 신진서 9단이 그제 현존 최고 사양의 바둑 AI ‘카타고’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쓴 것. 1국의 참패를 딛고 치열한 수읽기 끝에 2국과 3국에서 승리하면서 인간이 AI와 겨뤄 이길 수 있음을 보여 줬다. 10년 전 이세돌 9단을 상대로 4승 1패를 거둔 바둑 AI ‘알파고’가 던진 충격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공지능’의 역전승은 의미가 작지 않다.

1승 전망도 어두웠던 신진서가 역전극을 펼친 배경은 그의 인터뷰를 통해 엿볼 수 있다. “AI는 완벽한 것이 약점이다. 불리해도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다.” 인간보다 완벽한 AI를 제대로 간파한 그는 “인간 바둑에서는 승부수를 던지고 묘수도 두는 게 AI와 굉장히 다른 매력”이라고 했다. 인간 최고 수준의 창의적 판단과 도전정신, 적응력, 집중력, 정신력이 AI를 상대로 유효했던 것이다.

알파고 등 바둑 AI의 등장 후 긴장한 바둑기사들은 바둑 AI가 눈부시게 진화하는 만큼 AI를 부단히 연구하고 훈련해 기량을 향상시켜 왔다고 한다. 인간이 바둑 AI로 대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딛고 오히려 AI 활용도를 높여 학습하면서 한국 바둑의 기량이 세계 최고 자리를 유지한 것이다. 신진서도 “2020년부터 카타고 실력이 굉장히 강해졌는데 카타고를 공부하면서 내가 랭킹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며 AI 활용도를 강조했다.

AI에 밀릴까 걱정만 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AI를 경쟁자이자 스승으로 삼되 AI와 차별화한 인간적 가치도 향상시켜야 한다. 숙제가 많아진 대변혁의 한복판이다.

김미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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