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전력이 국가 명운 가른다…1,400조 메가프로젝트 사활 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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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전 한전 사장, 동신대서 ‘전기국가 10가지 화두’ 특별강연

조환익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동신대 대정도서관에서 ‘전기국가 시대에 던지는 10가지 화두’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조환익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동신대 대정도서관에서 ‘전기국가 시대에 던지는 10가지 화두’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빅테크 주도 ‘전기화’ 대전환…50년 요금·수급 체계 수술 시급
원전 동남축·재생에너지 서남축…나주 ‘K-Power 전력수도’로
인공지능(AI) 시대가 초고속으로 열리면서 전력 인프라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환익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AI 시대의 거대한 신규 전력 수요에 대응하려면 전력망 확충과 시장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며 “총 1,400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 여부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사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30분 동신대학교 대정도서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전기국가 시대에 던지는 10가지 화두’를 주제로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략과 전력산업의 미래를 제시했다.

동신대 AI글로컬융합연구소와 제3기 여성리더십 최고위과정, 빛가람기술사업화아카데미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나주시 양성평등기금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학계와 지자체, 전력산업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조 전 사장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중심이 석유에서 전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후위기와 중동 정세 불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분열 등으로 기존 석유 중심 에너지 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앞세워 산업 전반의 ‘전기화’를 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전 사장은 “산업·건축·수송 전 분야의 전기화와 전력망 노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AI 혁명과 국제 안보 위기가 겹치면서 한국도 전례 없는 전력 수급 압박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1,400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단순한 산업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안보 자산”이라며 사업 초기 3년간 국가 자원을 집중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전 경쟁력 세계 최고…50년 경직적 통제가 발목”

한국 전력산업의 강점으로는 원전 건설·운영 기술과 세계적 수준의 전력 품질을 꼽았다.

조 전 사장은 한국이 정해진 공기와 예산을 맞추는 ‘원 타임, 인 버젯(One Time, In Budget)’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원전 등을 통해 안정적인 기저부하를 유지해 왔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력산업의 구조적 문제로는 장기간 유지돼 온 중앙집권적 수급·가격 통제 체계와 한전의 재정 악화 등을 지적했다.

조 전 사장은 “50년간 유지돼 온 중앙집권적 수급 및 가격 통제로 시장의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민간 투자 유인이 떨어지는 데다 송전선로와 발전시설을 둘러싼 갈등, 전력 인프라 노후화와 전문인력 부족 등이 전력국가 전환의 병목지점”이라고 말했다.

◇국가 전력 믹스 법제화…“메가프로젝트 초기 3년 총력 지원”

조 전 사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4대 과제로 △국가 전력 믹스의 법제화 △산업 인프라의 전기화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전력시장 개선과 해외 진출을 제시했다.

우선 공공성과 시장성이 조화를 이루는 장기 국가 전력 믹스를 법제화하고 송배전과 전력 수요시장이 연계되는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원전 수명 연장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적정한 확충, 방사성폐기물 보관시설의 조기 확정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히트펌프, 전기차, 전기선박 등 산업 전기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1,400조원 규모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초기 3년간 국가 자원을 집중하고, AI 기반 송배전망과 신규 전력망·변전시설을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 등 전력 공기업의 구조 개선과 사업 다각화, 대미 에너지 사업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원팀 코리아’ 구축도 주문했다.

조환익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동신대 대정도서관에서 ‘전기국가 시대에 던지는 10가지 화두’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환익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동신대 대정도서관에서 ‘전기국가 시대에 던지는 10가지 화두’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전 동남축·재생에너지 서남축…“나주를 K-Power 전력수도로”

지역 발전 전략으로는 원전을 중심으로 한 동남축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서남축을 양대 축으로 구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고리·울진·울산 등 동남축은 원전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존 제조업의 AI 전환(AX)과 전력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고, 호남권 서남축은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한전·전력거래소·한전KDN·한전KPS 등 전력 관련 공기업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나주 에너지밸리의 활성화를 위해 수요관리·수배전·AI 융합·무정전 관리 등 특화 분야를 선정하고 앵커기업과 산학 클러스터를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산강을 활용한 관광·문화 콘텐츠와 전력과학관 건립,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와의 연계 등을 통해 ‘K-Power 에너토피아’로 브랜드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 전 사장은 “나주가 한전과 전력 관련 공기업이 집적된 강점을 살려 대한민국의 ‘K-Power 전력수도’로 재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신대에는 송배전과 데이터센터 운영 등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전력 기술 인재 양성을 주문했다. 에너지밸리와 RE100 산업단지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글로컬 대학으로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나주 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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