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4일 촬영할 10분짜리 독백 장면, 단 하루에 찍었다”…영화 ‘디거’ 홍보차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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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짓는 톰 크루즈배우 톰 크루즈가 1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영화 ‘디거’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미소짓는 톰 크루즈
배우 톰 크루즈가 1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영화 ‘디거’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지금까지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인물이라고 자부합니다. 그야말로 역대급입니다.”

세계적인 배우 톰 크루즈가 오는 3일 개봉하는 영화 ‘디거’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이렇게 소개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크루즈는 “46년 동안 여러 작품을 했지만 이런 작품은 해본 적이 없다. 스토리 역시 시의적절하면서 시대를 초월하는 주제를 던진다”고 강조했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괴짜 재벌 디거 록웰의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전 세계를 뒤흔들 역대급 대재앙이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물질만능주의, 미국우선주의, 나아가 자본주의를 비꼬는 블랙코미디극이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에단 헌트부터 ‘탑건: 매버릭’의 매버릭까지 불가능한 미션에 몸을 던지며 수없이 세상을 구해온 역을 맡은 크루즈가 파격적인 역할로 변신했다. 막대한 부와 권력을 손에 쥔 석유 재벌인 록웰은 자신이 초래한 전 지구적 재앙을 직접 수습해야 한다. 자신이야말로 인류를 구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확신한다. 크루즈는 작심하고 목소리와 걸음걸이 등을 바꿔가며 철저하게 준비했다.

‘파격 변신은 내년도 아카데미 수상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크루즈는 “오스카(아카데미상)와 상관없이 영화를 만들고 있다. 영화는 결국 이야기가 중심이다. 영화계에(시네마적으로) 임팩트 가져올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 친구들과 영화 이야기하길 좋아하는데 이번 영화가 그런 주제를 지닌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상천외하고 파격적인 캐릭터 뒤에 있는 우리 인간의 본성을 보셨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영화 ‘디거’의 한 장면.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 ‘디거’의 한 장면.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특히 영화 속 “유 아 프리덤! 뱅뱅뱅!”이라는 대사가 나오는 10분짜리 모놀로그(독백)는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이와 관련한 준비 과정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런 캐릭터 연기하려면 역량이 많이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 끊임없이 연습하면서 익힙니다. 캐릭터의 신체적인 특징을 공부하고, 이 몸속에 빛과 카메라 각도 등을 모두 인식하고 연기합니다. 말하자면 재즈를 연주 하듯, 비트와 리듬을 다 알고 연기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트레일러 세트장에서 아예 취식했습니다. 최고로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 결과 3~4번 테이크를 했는데요, 한 번 더 하고 싶었는데 이냐리투 감독이 꽉 안아주며 ‘다 나왔다’고 하더군요. 원래 4일 정도 촬영 예정이었는데 하루 만에 했습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버드맨’(2015),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6)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모순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온 이냐리투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도 엄지를 치켜들었다. 애초 이냐리투 감독과 이날 함께 방한하기로 했지만, 사정이 생겨 크루즈만 오게 됐다. 그는 “2019년 매버릭 첫 촬영에 들어갔을 때 연락이 와서 그의 사무실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방문해 2시간 동안 이야기했다”면서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는 영화적인 관점, 모든 층위, 모든 면에서 그야말로 ‘어나더 레벨’”이라며 “스티븐 스필버그, 마틴 스콜세지 같은 감독과 같은 레벨의 감독”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같이 일한 건 영광이었고 아름다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올 때마다 “영화 만들며 세계여행 하는 게 내 꿈”이라고 했던 크루즈는 이날도 자신의 꿈 이야기를 강조하기도 했다. “평생 영화를 봤고, 다양한 영화 보면서 현장에서 얻은 바가 많다. 4~5년 후 개봉 영화 라인업 준비 과정에서 많은 것을 여전히 느낀다”면서 “영화 스킬에 대해 공부를 계속하고 제가 아는 거 알려드리고 싶다. 긍정적 영향력을 앞으로 발휘하고 싶다”고 했다.

크루즈는 새 영화를 개봉할 때마다 한국을 매번 찾고 있다. 이번이 13번째 방문이다. 이날 “사랑합니다. 날씨가 너무 좋다. 이런 날 한국에 와서 너무 좋다”고 인사를 건넨 그는 간담회 중간중간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고, 질문한 기자를 일어서서 찾는 등 애정을 보였다. 그가 “앞으로도 30년 동안 오고 싶다”고 밝히자 사회자가 “약속하신 거다”라고 맞받았다. 크루즈는 “불러만 주시면 꼭 약속을 지키겠다”고 활짝 웃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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