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아쉬운 ‘노 실버’…그래도 희망과 감동 남긴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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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400m 계주 등 동메달 3개로 마쳐
사상 최초 은메달 없이 끝내 아쉬움 남겨
육상 에이스들 아시아 정상급 기량 과시
시각 장애 장민호 아름다운 도전에 감동

육상 대표팀 선수들이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메달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성, 나마디 조엘 진, 서민준,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2026.9.29 연합뉴스
육상 대표팀 선수들이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메달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성, 나마디 조엘 진, 서민준,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2026.9.29 연합뉴스


한국 육상이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을 동메달 3개의 성적으로 마쳤다. 비록 두드러지는 성적은 아니지만 동시에 희망도 본 대회였다.

육상 대표팀은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600m 계주 결선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장민호(29·안양시청)와 신민규(26·서울특별시청), 배건율(21·안양시청), 서민준(22·서천군청)은 3분6초59(6위)를 기록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경보 간판 최병광(35·삼성전자)이 지난 23일 남자 하프마라톤 경보에서 1시간28분35초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고, 한국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30·용인시청)은 27일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2를 넘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민준(22·서천군청), 나마디 조엘 진(20·예천군청), 이재성(25·전남광주시청),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23·안산시청), 김시온(27·국군체육부대)으로 이뤄진 남자 계주 대표팀은 28일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38초43의 한국 신기록으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육상이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해 은메달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51년 뉴델리 대회, 1962년 자카르타 대회의 경우 육상 선수들이 불참해 메달이 아예 없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획득했으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의 저조한 성적을 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땄다. 3년 전 항저우 대회에서는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은메달조차 따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남자 단거리 쌍두마차 나마디 조엘 진과 비웨사의 눈부신 성장은 한국 육상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 두 사람은 남자 100m 결선에서 4위(나마디 조엘 진)와 5위(비웨사)를 기록하며 아시아 정상급 기량을 보여줬고, 400m 계주에서도 대표팀의 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400m 계주는 예선에서 실격 처리 후 번복, 결선에서 동메달을 4위 태국으로 표기하는 등 혼선을 빚은 끝에 얻어낸 결과라 더 의미가 있었다.

육상 계주 대표 장민호가 28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600m 계주 예선에서 출발하고 있다. 2026.9.28 나고야 연합뉴스
육상 계주 대표 장민호가 28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600m 계주 예선에서 출발하고 있다. 2026.9.28 나고야 연합뉴스


한국 최초로 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에 모두 출전하는 장민호의 사연 역시 뭉클했다. 장민호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진행형 시각장애가 찾아와 현재는 시신경이 30% 정도만 남은 상태다. 아시안게임을 마친 그는 10월 18일부터 열리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한다. 장애인 선수는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두 대회를 모두 출전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장민호는 고등학생 때까지 장거리 선수였다가 그만둔 후 뒤늦게 단거리에서 재능을 발견하고 다시 선수로 복귀해 이번에 국가대표가 됐다. 장민호는 “제가 육상을 다시 시작하면서 이번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했었는데 원했던 꿈의 무대를 밟을 수 있어서 너무 기뻤고 행복했다”면서 “잘하면 동메달까지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아쉬움이 있다. 그 아쉬움을 장애인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풀겠다”고 다짐했다.

나고야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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