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영화·연극 무대 누비던 30년 차 배우 故전미선
김태이 기자
입력 2019 06 29 15:17
수정 2019 06 29 15:17
1970년생으로 만 49세인 그는 고3 때인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만남’ ‘전원일기’ 등에 출연했고,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우리 시대의 사랑’, ‘젊은 남자’, ‘8월의 크리스마스’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18살에 데뷔한 그는 한때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전미선은 과거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린 나이에 데뷔해 많은 상처를 받고, 연기에 한계도 느꼈다”고 떠올렸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패션디자인, 미술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성과가 좋지는 않았다. 당시 슬럼프에 빠져 연기를 아예 그만둘까 생각했던 전미선은 김대승 감독의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2000)를 만나면서 다시 연기에 눈을 떴다.
전미선은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왕건’과 ‘인어아가씨’ 등을 거치면서 “나는 연기를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연기자의 길로 방향을 확고히 잡은 전미선은 드라마 ‘황진이’,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응답하라 1988’, ‘육룡이 나르샤’ 등과 영화 ‘마더’, ‘수상한 이웃들’, ‘숨바꼭질’ 등에 출연하며 주·조연으로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왔다.
그는 연극무대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강부자와 호흡을 맞춘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2009년 1월 초연돼 지금까지도 장기 공연 중이다. 말기암 환자인 딸이 생의 마지막 2박 3일을 친정엄마와 함께 보낸다는 내용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이날부터 이틀간 전북에서 이 연극을 공연할 예정이었다.
전미선은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영화 ‘나랏말싸미’ 개봉(7월 24일)을 앞두고, 불과 나흘 전인 지난 25일 열린 제작보고회에도 참석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미선은 이 작품에서 세종의 부인 소헌왕후 역을 맡아 기존 사극 속에서 그려진 여성상과는 다른 ‘대장부’로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었다. 전미선은 당시 제작보고회에서 “제가 하고 싶었던 말, 갖고 싶었던 성품을 소헌왕후가 갖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미선은 2006년 12월 한살 연상의 영화 촬영감독 박상훈 씨와 결혼했다. 전미선이 데뷔 15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연애’에서 배우와 촬영감독으로 만나 열애 2년 만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올 초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전미선은 다양한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 아들을 언급하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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