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 처지고 팔다리 힘 빠진다면…” 자가면역질환자, ‘중증 근무력증’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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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등 연구팀, 8만여 명 중증 근무력증 진단 전 병력 분석
루푸스·쇼그렌 증후군·갑상선 질환자, 증상 나타나면 신속히 진료를

자가면역질환은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체계가 자기 몸을 공격하는 병으로 △전신홍반루푸스 △쇼그렌 증후군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등이 있다.

중증 근무력증도 그중 하나로,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겨 근력이 약해지는 질환이다. 눈꺼풀이 처지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자가면역질환자의 눈꺼풀 처짐이나 반복되는 근력 저하가 중증 근무력증의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민주홍 교수, 인하대병원 신경과 권순욱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중증 근무력증 진단 전 다른 자가면역질환 발생 양상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1년부터 2021년 사이 중증 근무력증을 진단받은 20세 이상 환자 8,355명과 나이·성별 등을 맞춘 일반인 대조군 8만 3,550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증 근무력증 환자는 진단받기 전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더 자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전 10년간 자가면역질환 발생률은 대조군보다 2.12배 높았고, 진단 직전 2년 동안은 4.27배까지 치솟았다. 질환별로는 진단 전 10년간 △전신홍반루푸스는 4.87배 △쇼그렌 증후군은 4.75배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은 3.66배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은 2.45배 더 많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면역 체계가 자기 몸을 공격하기 쉬운 유전적 특성이 여러 자가면역질환에 공통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런 특성이 있는 사람은 루푸스나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뿐 아니라 중증 근무력증에도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면역 반응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가항체가 만들어지고, 이 항체가 신경과 근육 사이 신호 전달을 방해해 중증 근무력증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은 중증 근무력증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두 질환의 발생 건수가 적어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홍 교수는 “중증 근무력증이 전신적인 면역 조절 이상과 연관되어 있음을 대규모 데이터로 확인했다”며 “루푸스나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등을 앓는 환자가 눈꺼풀이 처지거나 근력 저하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중증 근무력증을 염두에 두고 신속히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PACEN)과 삼성서울병원 미래의학 2030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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