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생 아기·팔순 부모도 사망…“어떻게 살라고” 통곡의 밤
김유민 기자
입력 2024 12 29 23:10
수정 2024 12 29 23:10
“이렇게 가면 나 혼자 어떻게 살라고…”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떠난 여행이 참사로 이어지며 탑승자 가족들이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사고 이후 하루 종일 슬픔이 담긴 통곡과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구조 당국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난 가족과 동료들이 다수 탑승하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광주·전남 지역민들로,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전국 각지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비보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 영광군에 거주하는 A(80)씨 일가족 9명은 팔순 잔치를 위해 태국 방콕을 방문한 후 귀국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3대 가족이 함께 여행길에 나섰다가 희생된 이 비극은 지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진도에서는 아버지와 아들, 사위와 손자 2명으로 이루어진 일가족이 희생됐고, 화순에서는 동료 공무원들과 여행을 떠난 8명이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매 사이인 목포시 공무원들과 자녀들이 탑승하고 있었던 사실도 밝혀졌다. 최연소 탑승자는 2021년생 3세 남아로 확인되며, 연령대는 10세 미만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50대가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39명), 40대(32명), 70대(24명), 30대(16명), 20대(10명), 10대(9명), 10세 미만(5명)이 뒤를 이었다.
사고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공항으로 달려와 사랑하는 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다. “살아있어만 다오”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사망자 명단 발표 후 오열하며 비탄에 빠졌다.
공항 대합실에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흐르는 눈물을 달래는 가족들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한 가족은 “이제 형편이 나아져서 가족여행을 떠났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자체들은 지역민 피해자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탑승자 명단을 확인하며 장례 지원과 심리 상담 등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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