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최고령 ‘유퀴즈’ 김정자 할머니, 숙명여대 입학 꿈 이뤘다
최재헌 기자
입력 2024 01 25 17:24
수정 2024 01 25 18:24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고령 수험생으로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더 블록’(유퀴즈)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김정자 할머니(83)가 결국 숙명여대 입학의 꿈을 이뤘다.
숙명여대는 최근 공식 누리집에 “김정자 할머니가 2024학년도 미래교육원 사회복지전공 신입생으로 입학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정자 할머니는 여든에 가까운 나이에도 40~80대 만학도들이 다니는 일성학교에서 기초 한글부터 중·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끝냈다. 이런 할머니의 사연은 2019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서 처음 알려진 뒤 큰 화제를 모았다. 할머니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결국 지난해 수능 도전으로 이어졌다.
김 할머니는 수능을 치른 뒤인 지난해 12월 4년 만에 유퀴즈에 다시 출연해 “손녀딸이 숙명여대를 졸업했는데 자기 학교가 최고라고 자랑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표를 받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좋았지만 숙대 영문과는 조금 힘들 것 같다. 숙대 평생교육원 사회복지과를 지망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자 할머니는 “3월에 입학하면 더 공부를 열심히 할 생각이지만 나이가 많아서 성적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 같다”며 “배워도 자꾸 잊어먹겠지만 그래도 댕기기는(다니기는) 열심히 댕길(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연필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며 늦은 나이에도 학업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함께 입학하게 된 숙명여대 새내기에게도 덕담을 전했다. 김 할머니는 “전공을 살려 자신의 진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면 우리 손녀처럼 실력이 금방 늘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 뒤 부엌도 없이 아궁이만 하나 있는 작은 방에서 삼 남매를 키우던 김 할머니는 남편이 보증을 잘못 서면서 다섯 식구가 거리에 나앉기도 했다. 방송 출연 당시 김 할머니는 “그때부터 안 해본 일 없이 돈 되는 일은 다 했다. 손톱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일했다”며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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