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부회장, 조심스럽게 손흥민·손웅정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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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이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7 연합뉴스
축구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이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7 연합뉴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대한민국의 클린스만호가 사상 첫 4강에 진출한 요르단에 충격적으로 패배한 가운데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한준희 부회장은 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했다. 사회자가 “손흥민 선수 아버지인 손웅정이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 한국 대표팀이 우승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한 부회장은 “정당들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총선이 코앞인데 어느 당이 됐든 총선에서 승리하는 당이 나온다. 승리한 당 내부에서 이대로 하면 안 된다. 이거 이기면 안 된다. 괜히 국민들한테 잘한 건 줄 안다. 비슷한 맥락으로 이야기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자가 “손흥민 선수도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한 부회장은 “손흥민 선수의 발언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대표팀 운영 방식에 경종을 울리는 발언이라고 생각했다. 손흥민 선수가 요즘 겪고 있는 어떤 피로도와 이번에 사실 메이저 큰 대회에서 궁극의 실패로 끝났다는 허탈감.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보면 사실 순간적으로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손흥민 선수가 여태까지의 캐릭터로 미뤄보면 정말 힘들어도 그런 이야기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하는 유형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 봐서는 뭔가 좀 경종을 울려주고 싶은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누구든 한국 축구에 대해서 비판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또 정치인이 됐건 말건 연예인이 됐든 저도 마찬가지고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갔고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은 비판을 항상 받을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수용할 건 또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말도 안 되는 유형의 인신공격성 비판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손흥민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4.2.7 뉴스1
대한민국 손흥민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4.2.7 뉴스1
“아시안컵 우승하면 안 돼” 발언 재조명손웅정 감독은 지난달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에 우승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당연히 한국이 우승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변화 없이) 얼마나 또 우려먹겠느냐.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들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과 한국의 우승 가능성을 묻는 말에도 손 감독은 “(선수 개인 기량의 총합을 놓고 볼 때) 한국은 일본에 게임도 안 된다. 우리 축구인들이 반성해야 한다”며 “축구 실력, 축구계의 투자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진다. 우승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질타했다. 그러면서 “64년 동안 한 번도 우승 못 한 것에 대해 나는 물론이고 모든 축구인이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들이 대표팀 캡틴인데 그렇게 말씀하셔도 되느냐’는 물음에도 손 감독은 “텅 빈 실력으로 어떻게 속여서 일본 한 번 앞섰다고 해도 그건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우승하면 안 된다”고 거듭 밝혔다. 대회 직전 가진 인터뷰를 손흥민이 볼 수 있었지만 단순히 ‘우승을 못 한다’는 예측이 아니라 한국 축구 미래를 위해서 “우승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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