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치매아빠, 韓여행 중 실종됐다”…SNS 화제 글 결말
김민지 기자
입력 2024 03 18 07:33
수정 2024 03 18 10:24
자신의 아버지가 타국에서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그 심정이 어떠할까. 이틀째 아버지의 행방을 알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서 자식이 기댈 곳은 ‘온라인’ 뿐이었다.
지난 17일 일본인 A씨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아버지의 실종 소식을 알렸다.
글은 번역 사이트를 이용한 듯 어색한 한국어로 작성됐다.
A씨는 “74세의 경증 치매환자인 아버지가 지난 15일 서울 시청의 한 호텔에서 목격된 후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면서 “아버지를 도와달라. 정보를 부탁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아버지는 화장실에 간 채 실종됐기 때문에 돈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 체력도 저하된 상태라 맨 바닥에 누워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의 글은 “한국 여행 중 실종된 일본인 경증치매환자 찾는 중” 등의 제목으로 순식간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퍼졌다. A씨의 외모를 알 수 있는 사진과 인상착의를 알 수 있는 프로필, 발견 시 신고할 연락처 등도 함께 공유됐다.
사연을 알게된 네티즌들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A씨 아버지의 안전을 걱정했다. “하필 외국인이라 말도 안 통할텐데”, “날도 추워지는데 어쩌냐”, “여행와서 이런 일이”, “가족들 애타겠다” 등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많은 사람의 관심이 모여서였을까. 실종 이틀 만인 지난 17일 A씨의 아버지를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에서 실종됐던 A씨 아버지는 인천 시내 길거리에 주저앉아있다가 경찰관에게 발견됐다.
A씨는 “(글을) 퍼뜨려 주신 여러분, 정보를 주신 여러분, 걱정해주신 여러분. 경찰에서 연락이 와서 (아버지를)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 깊이 감사드린다. 정말 감사하다”며 관심을 모아준 네티즌들에게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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