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하나밖에…” 신발 ‘한 짝’만은 못 사는 패럴림픽 선수, 좌절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스테프 리드가 2021년 8월 28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패럴림픽 여자 멀리뛰기 결승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테프 리드가 2021년 8월 28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패럴림픽 여자 멀리뛰기 결승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쪽 다리를 절단한 영국 패럴림픽 선수가 나이키에 “운동화를 한 짝만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영국 패럴림픽 육상 선수 출신인 스테프 리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틱톡에 올린 영상에서 “신발을 한 짝만 신고 다른 다리에는 경기용 의족을 단 나이키 매장의 마네킹 사진을 보고 신발 한 짝도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한 그는 16세 때 보트 사고로 오른쪽 다리의 일부를 절단했다.

리드는 나이키 측에 연락해 “발이 하나밖에 없어서 그러는데 신발을 한 짝만 살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그러나 나이키 측은 “안 된다”며 “대신 10% 할인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다만 리드가 “다음번 신발을 살 때도 발이 하나일 거라 (일회성 할인은)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며 제안을 거절하자, 나이키 고객 서비스 부서는 그의 불만을 윗선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이키 매장 내 경기용 의족을 단 마네킹. 스테프 리드 엑스(X) 캡처
나이키 매장 내 경기용 의족을 단 마네킹. 스테프 리드 엑스(X) 캡처
리드는 “다른 스포츠 브랜드도 제품 홍보에 의족으로 뛰는 선수를 활용하고 있어 신발을 한 짝만 판매하는지 물었으나 대답은 ‘아니오’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다리가 없는 마네킹을 이용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이런 (포용) 이미지를 이용하려면 실제 비즈니스에서도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드는 같은 날 영국 BBC 라디오 프로그램 ‘5 라이브 드라이브’에서 “가장 큰 희망은 이번 일을 계기로 포용과 다양성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포용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2일 영국 BBC ‘뉴스비트’와의 인터뷰에서도 “모든 회사가 재정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다리를 절단한 나를 배려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다양하고 포용적인 사고는 더 나은 비즈니스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이키는 성명에서 문제를 제기해준 리드에게 감사를 표하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나이키는 모든 운동선수를 대변하며 전 세계 수많은 장애인 선수와 연맹을 후원하고 모든 형태의 운동에서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윤예림 기자
  • 카카오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네이버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dayBest
  1. “ㄷ여대 출신, 거르고 싶다…며느리로도 안 돼”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SNS 보니

    thumbnail - “ㄷ여대 출신, 거르고 싶다…며느리로도 안 돼”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SNS 보니
  2. 제주도 간 中여성의 분노…“1박에 5만원이라더니 ‘1100만원’ 나갔다” 무슨 일

    thumbnail - 제주도 간 中여성의 분노…“1박에 5만원이라더니 ‘1100만원’ 나갔다” 무슨 일
  3. ‘배달 치킨’ 앞으로 더 비싸진다?…“퇴근 후 치맥, 이제 못하겠네요”

    thumbnail - ‘배달 치킨’ 앞으로 더 비싸진다?…“퇴근 후 치맥, 이제 못하겠네요”
  4. “메시, 호날두 다음으로 뛰어난 선수”…손흥민에 극찬 쏟아진 이유는?

    thumbnail - “메시, 호날두 다음으로 뛰어난 선수”…손흥민에 극찬 쏟아진 이유는?
  5. “63명이 로또 1등이라고? 조작 아냐?”…동행복권, 조작 논란에 결국

    thumbnail - “63명이 로또 1등이라고? 조작 아냐?”…동행복권, 조작 논란에 결국
  6. “대표가 강제로 만졌다” 걸그룹 폭로…소속사 “성적 접촉 없었다” 반박

    thumbnail - “대표가 강제로 만졌다” 걸그룹 폭로…소속사 “성적 접촉 없었다” 반박
연예의 참견
더보기
여기 이슈 뉴스
더보기
갓생 살기
더보기
광고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