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이 된 지상 최대 ‘물 축제’…올해도 200명 넘게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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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송끄란 축제 현장. AP 연합뉴스
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송끄란 축제 현장. AP 연합뉴스
태국 최대 명절이자 지상 최대 물 축제로 불리는 ‘송끄란’ 기간에 올해도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매년 축제 기간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현지 매체는 축제 기간 전후를 ‘위험한 7일’이라고 부를 정도다.

17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촌난 스리깨우 태국 공중보건부 장관은 송끄란 축제 기간인 지난 11일부터 닷새 동안 206명이 숨지고 159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4월 송끄란은 태국 설에 해당하는 최대 명절이자 연휴다. 불운을 씻는 의미로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데, 이 풍습의 하나로 송끄란 연휴 동안 방콕, 치앙마이 등에서는 서로에게 물을 뿌리거나 물총을 쏘는 대규모 물 축제가 열린다. 대형 살수차와 코끼리가 동원되기도 한다.

태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된 송끄란을 세계적인 물 축제로 육성하며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송끄란에도 방콕 카오산로드 등에 인파가 몰려 물 축제를 즐겼다.
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송끄란 축제 현장. EPA 연합뉴스
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송끄란 축제 현장. EPA 연합뉴스
하지만 인파가 몰리는 현장인 만큼 매년 축제 기간에는 사건·사고가 잇따른다.

축제 기간인 지난 11~15일 태국에서는 교통사고로 206명이 숨지고 1593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음주 관련 사고 비중이 가장 컸다.

방콕포스트는 “올해 송끄란 기간 오토바이 사고가 전체 사상 사고의 83.8%를 차지했다”며 “과속(43.2%)과 음주운전(23.9%)이 주원인”이라고 전했다. 지난해에도 음주·과속 등으로 252명이 숨졌다.

지난 13일에는 한 외국인 관광객이 방콕 도심을 가로지르는 쌘쌥 운하에 빠진 물총을 건지려다 익사하는 사고도 있었다.

올해 수도 방콕에는 소방관과 간호사를 포함한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1600명이 배치됐다. 휴양지 파타야에도 경찰 600명을 투입해 강도 높은 안전 단속에 나섰지만, 또다시 200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올해도 ‘위험한 축제’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현지시각) 태국 아유타야에서 송끄란 축제(물 축제)를 앞두고 사람들이 코끼리와 물장난을 하고 있다. 2024.04.11 아유타야 신화 뉴시스
지난 9일(현지시각) 태국 아유타야에서 송끄란 축제(물 축제)를 앞두고 사람들이 코끼리와 물장난을 하고 있다. 2024.04.11 아유타야 신화 뉴시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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