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모습 볼래” 난리났다…꽃에 둘러싸인 ‘월드 스타’,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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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도지코인’ 마스코트 카보스

26일 일본 지바현 나리타시에 마련된 시바견 ‘카보스’의 추모 공간을 찾은 사람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26일 일본 지바현 나리타시에 마련된 시바견 ‘카보스’의 추모 공간을 찾은 사람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마스코트로 잘 알려진 일본 고유 품종인 시바견 ‘카보스’(Kabosu)가 세상을 떠나자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이 카보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일본 지바현의 마을 고즈노모리에 마련된 카보스의 추모 공간에 수백명의 인파가 모였다.

앞서 24일 카보스 주인인 사토 아츠코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카보스가 지바현 자택에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밝혔다. 카보스는 사람으로 치면 90세에 가까운 나이였다.

이러한 소식에 일본은 물론 세계 곳곳의 팬들이 카보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기 위해 추모 공간이 마련된 지바현을 찾았다. 추모 공간은 ‘꽃에 둘러싸여 천국으로 떠나달라’는 의미에서 꽃집에 마련됐다.

줄을 길게 늘어선 추모객들은 반듯이 누운 카보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애도했다. 250명이 넘는 팬들이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 일본 지바현 나리타시에 차려진 시바견 가보스의 추모 공간을 찾은 사람들. ‘도지코인’의 모델로 사랑받아 온 카보스를 추모하기 위해 이날 세계 각국에서 수백명의 팬이 모였다. EPA 연합뉴스
지난 26일 일본 지바현 나리타시에 차려진 시바견 가보스의 추모 공간을 찾은 사람들. ‘도지코인’의 모델로 사랑받아 온 카보스를 추모하기 위해 이날 세계 각국에서 수백명의 팬이 모였다. EPA 연합뉴스
벨기에에서 온 한 디자이너는 “고령이고 투병을 하고 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슬프다”고 말했다. 카보스는 최근 수년간 건강이 좋지 않았고, 2022년부터 만성 림프종 백혈병 등의 질환을 앓아 왔다.

추모객들을 맞은 카보스의 주인 사토는 “긴 줄이 생겨서 놀랐다”며 “대만이나 한국 등 해외에서 와주신 분들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은 카보스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강아지였고, 나도 덩달아 가장 행복한 주인”이라고 덧붙였다. 사토는 가을쯤 카보스의 동상이 있는 지역 공원에서 정식 추모 행사를 열 계획이다.
도지코인 마스코트 시바견 카보스의 모습. 2024.3.19 AFP 연합뉴스
도지코인 마스코트 시바견 카보스의 모습. 2024.3.19 AFP 연합뉴스
사육사의 폐업으로 다른 시바견 무리와 함께 동물 보호소로 보내진 카보스는 2008년 유치원 교사인 사토에게 입양됐다. 사토는 이후 카보스가 집에서 놀고 있는 사진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카보스는 2010년 공개된 사진 한 장으로 단숨에 온라인 스타가 됐다. 곁눈질하는 표정이 귀여우면서도 웃음을 유발해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 개를 장난스럽게 부르는 단어인 ‘도지’(Doge) 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졌고, 수많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만들어졌다.
도지코인 마스코트 시바견 카보스의 모습. 샌프란시스코 AP 연합뉴스
도지코인 마스코트 시바견 카보스의 모습. 샌프란시스코 AP 연합뉴스
이후 2013년 도지코인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파머가 자신들이 만든 코인의 공식 로고에 카보스의 모습을 넣으면서 마스코트가 됐다. 도지코인 운영 업체 측은 소정의 초상권료도 지급했다.

카보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도지코인 공식 SNS 계정에도 “우리의 친구이자 영감을 주는 카보스가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은 헤아릴 수 없다”며 애도를 표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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