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도 꺼렸는데 이젠 포르노 공유”…음란물 중독된 아마존 부족, 무슨 일?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공중에서 촬영한 아마존 열대우림. 123RF.
공중에서 촬영한 아마존 열대우림. 123RF.
세상과 단절돼 고유한 문화를 지켜 온 아마존의 한 부족이 초고속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게 되면서 음란물 중독 등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뉴욕타임스(NYT)는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는 아마존의 고립된 부족 마루보족을 외부 세상과 연결시켰지만 내부에서는 분열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 X의 스타링크는 저궤도에 1만 2000여대의 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마루보족은 아마존 열대우림 깊숙한 곳에 있는 이투이강을 따라 수백㎞ 떨어진 곳에 흩어져 있는 공동 오두막집에 산다. 부족원 모두가 같은 성을 사용하고 고유 언어를 쓴다. 또 숲의 정령을 모시고 거미 원숭이를 잡아 수프를 만들거나 반려동물로 키우는 등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마루보족처럼 인터넷을 접하기 어려웠던 사람들도 스타링크로 인해 인터넷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위급 상황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지만 부족원 간의 단절이라는 부작용도 생겨났다.

부족 일원인 차이나마 마루보는 “처음에 인터넷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화상 채팅을 하고, 긴급 상황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등 분명한 혜택을 가져다 줬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부족원들이 인터넷 때문에 서로의 가족과 대화하지 않거나 젊은이들이 일을 하지 않고 게을러지는 등 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짜 큰 문제는 부족 내부에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나 음란물에 중독된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에 미성년자 등 젊은 부족원들이 문제의 콘텐츠에 나온 행동을 모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족 내부에서 제기됐다.

뉴욕포스트는 “마루보족은 사람들 앞에서 키스하는 것에도 눈살을 찌푸리는 순결한 부족이지만 인터넷의 보급으로 이러한 ‘예절’의 기준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부족 일원인 알프레도 마루보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포르노 비디오를 공유해왔고, 그 중 일부에서 ‘공격적인 성적 행동’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젊은이들이 폭력적인 콘텐츠에 나오는 행동을 시도하고 싶어할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현재 마루보족 지도자들은 인터넷 접속 규칙을 만들고 ‘매일 아침 2시간, 저녁엔 5시간, 일요일엔 하루 종일’이라는 시간 제한을 뒀다.

다만 NYT는 “이미 많은 부족이 ‘인터넷의 신세계’를 경험한 만큼 인터넷 이전 시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차이나마 마루보는 NYT 취재진에게 “젊은이들이 인터넷으로 인해 게을러졌다”고 불평하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게서 인터넷을 빼앗아가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NYT는 “인터넷은 현 시대에 필수적인 것이지만 그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도 분명히 있다”며 “여러 세대에 걸쳐 근대성에 저항해온 마루보족과 다른 원주민 부족들은 이제 인터넷의 잠재력과 위험에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지 기자
  • 카카오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네이버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dayBest
  1. “쓰레기장인 줄 알았다” 라면국물 흔적도…충격적인 한라산 근황

    thumbnail - “쓰레기장인 줄 알았다” 라면국물 흔적도…충격적인 한라산 근황
  2. ‘尹퇴진 집회’ 연결된 수능지문 링크…경찰 “누군가 도메인 구입해 운영”

    thumbnail - ‘尹퇴진 집회’ 연결된 수능지문 링크…경찰 “누군가 도메인 구입해 운영”
  3. 유퉁, 안타까운 근황 “13세 딸 성폭행 협박…충격에 혀 굳어”

    thumbnail - 유퉁, 안타까운 근황 “13세 딸 성폭행 협박…충격에 혀 굳어”
  4. 김준수, 女BJ에 8억원 갈취…“피해자 더 있어, 불법행위 없었다”

    thumbnail - 김준수, 女BJ에 8억원 갈취…“피해자 더 있어, 불법행위 없었다”
  5. “경찰차가 콜택시냐” 신분증 챙겨주고 수험생 호송하고…경찰들 ‘갑론을박’

    thumbnail - “경찰차가 콜택시냐” 신분증 챙겨주고 수험생 호송하고…경찰들 ‘갑론을박’
  6. “냄새나니 나가라” 노숙자에 ‘책’ 건넨 직원…‘스타작가’ 된 노숙자, 직원 찾는다

    thumbnail - “냄새나니 나가라” 노숙자에 ‘책’ 건넨 직원…‘스타작가’ 된 노숙자, 직원 찾는다
연예의 참견
더보기
여기 이슈 뉴스
더보기
갓생 살기
더보기
광고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