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호텔로 변해” 승객들 발칵…‘대도시 날벼락’에 日 결국
윤예림 기자
입력 2024 08 31 15:25
수정 2024 08 31 18:55
태풍에 발 묶인 일본인들…신칸센이 ‘임시 호텔’
사상 최강 태풍으로 불리는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를 종단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도시 시민들의 발이 묶이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일본 수도 도쿄와 중서부 대도시 오사카·나고야를 잇는 신칸센 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열차가 ‘임시 호텔’로 변하기도 했다.
31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산산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시코쿠를 빠져나와 동쪽 와카야마현을 향하고 있다. 와카야먀현 위에는 오사카가 있다.
태풍 중심기압은 996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18m, 최대 순간풍속 초속 25m의 바람이 불고 있다. 태풍 강도는 사흘 전 일본 열도에 접근할 때 비해 크게 약화한 수준이다.
주요 대도시 교통 혼란…‘열차 호텔’ 개방까지태풍은 지난 29일 규슈에 상륙한 뒤 동진하면서 멀리 수도권에까지 비구름을 끌어들여 기록적인 양의 비를 쏟아냈다. 이에 도쿄에서 일본 중서부 간사이 지역 대도시(오사카·교토·나고야)를 오가는 열차인 도카이도 신칸센의 운행 중단이 이어졌고, 사실상 일본 4대 도시(도쿄·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 교통에 혼란이 생겼다.
특히 29일 도쿄~신오사카 구간 운행이 어렵게 되자 애초 목적지인 신오사카가 아닌 출발지(도쿄)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아사히 신문은 “도쿄로 다시 돌아간다는 방송이 나오자 승객들은 서둘러 도쿄의 숙박 시설을 예약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속버스나 숙박 시설 예약이 이미 꽉 차 있어 많은 사람들이 역에 갇혀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JR도카이도는 홈에 정차 중인 신칸센을 ‘열차 호텔’로 개방해 도쿄, 신오사카, 나고야 역에 있는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열차 호텔을 이용한 한 남성이 전날 오전 2시쯤 촬영한 열차 내 영상을 보면,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지친 모습으로 의자에 누워 있었다. 남성에 따르면 애초 열차 한 량당 5명 정도였던 이용자들은 운행 중단으로 되돌아온 신칸센이 도쿄역에 도착할 때마다 늘어났다고 한다.
JR도카이도는 전날 “열차 호텔은 도쿄역을 중심으로 총 700명이 이용했고, 나고야역에서는 16명이 이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태풍 산산은 규슈를 강타한 뒤 시코쿠를 지나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 지역을 향해 가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이 다음 달 2일까지는 열대 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뒤에도 일본 열도에 비구름이 많이 남아있어 그동안 기록적인 폭우로 지반이 물러진 지역이나 하천이 있는 곳은 산사태나 침수 등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NHK 집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6명, 실종자는 1명이며, 125명이 다쳤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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