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사건 발생했는데…여직원, 웃으면서 “걱정마세요!” 日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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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쌀 부족난’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림수산성이 유튜브를 통해 니가타현에서 햅쌀을 수확하는 모습을 소개한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 유튜브 캡처
일본에서 ‘쌀 부족난’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림수산성이 유튜브를 통해 니가타현에서 햅쌀을 수확하는 모습을 소개한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 유튜브 캡처


올해 일본에서 폭염 등으로 인해 쌀 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이른바 ‘레이와(令和)의 쌀 소동’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레이와는 2019년을 원년으로 하는 일본의 연호로, 레이와 시대 들어서 발생한 쌀 소동이란 뜻이다.

이같이 쌀 구매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이제 막 수확한 햅쌀이 도난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1일 일본 니가타TV에 따르면 전날 니가타현 조에쓰시에서 이달 막 수확한 고시히카리 90㎏ 분량을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일본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니가타현에서 생산되는 고시히카리는 일본의 주요 쌀 브랜드다. 니가타현에서 올해 쌀 도난 신고가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일본의 마트·슈퍼마켓에서는 쌀 진열대만 비어 있을 만큼 수급난이 심각하다. 일부 점포는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쌀 민간 재고량은 전년 대비 41만t(톤) 적은 156만t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사이 난카이 대지진 경보가 발령되고,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를 덮치면서 사람들이 ‘대비용’ 쌀 구입에 많이 나섰다는 분석이다.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농림수산성이 발표한 지난 7월 도매가격은 60㎏ 당 1만 5626엔(약 14만 4200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3%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수산성은 줄곧 “곧 수확철이 다가오니 조금씩 품귀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곧 쌀 닿을 것” 정부 영상에…日국민들 ‘분노’
일본 도쿄도 고토구 모리시타 인근에 있는 한 슈퍼마켓의 빈 쌀 진열대에 ‘자원 물자 부족으로 인해 쌀 공급이 불안정해졌습니다. 많은 고객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가족당 하루에 한 포대(쌀 한 포대)씩 구매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일본 도쿄도 고토구 모리시타 인근에 있는 한 슈퍼마켓의 빈 쌀 진열대에 ‘자원 물자 부족으로 인해 쌀 공급이 불안정해졌습니다. 많은 고객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가족당 하루에 한 포대(쌀 한 포대)씩 구매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그러나 쌀 부족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자 소비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지난 6일 장을 보러 마트를 방문한 70대 여성은 “(쌀을 구매하기 위해) 마트를 네 군데나 돌아다녔다”며 “3주 동안 쌀을 못 사고 있다”고 후지TV에 전했다.

또 다른 고객은 “정부가 비축미 많다고 했는데, 왜 (진열대에) 안 내놓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농림수산성이 공식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이 국민들의 화를 돋웠다.

논란이 된 영상에서 농림수산성 직원은 니가타현에서 햅쌀을 수확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이 직원은 “햅쌀의 계절이 왔다. 니가타현에서 햅쌀 수확하는 모습을 전해드리겠다”며 “쌀 수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곧 소비자분들께도 닿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햅쌀 수확이 진행되는 상황을 알리며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엑스(X)에는 “농림수산성 영상을 보니 더 화가 난다”, “영상 속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전체 쌀 수급은 긴박한 상황은 아니며, 충분한 재고량이 확보돼 있다”며 “정부가 출하와 재고 상황을 파악해 세심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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