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잘부탁해” 그뒤엔 욱일기가?…日작가 “한국인 한마디로 지워야 하나”
윤예림 기자
입력 2025 01 08 12:20
수정 2025 01 08 12:20
일본의 인기 만화를 연재 중인 작가가 그린 연하장이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한국 독자들을 중심으로 나온 가운데, 작가는 “전혀 아니다”라며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만화 ‘금색의 갓슈!!’의 작가 라이쿠 마코토는 지난 1일 엑스(X)를 통해 연하장 이미지를 공개했다.
라이쿠가 공개한 연하장을 보면, 배경에는 옅은 황금색과 흰색이 반복된 스트라이프 무늬가 그려져 있다. 그 앞에는 ‘금색의 갓슈!! 2’ 등장인물들과 함께 “올해도 갓슈2 잘 부탁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연하장이 공개된 이후 한국 독자들 사이에서는 배경에 삽입된 스트라이프 무늬가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지난 4일 ‘금색의 갓슈 한국 팬 일동’은 “욱일기는 단순한 문양이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라며 라이쿠에게 연하장 수정과 사죄,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재학습을 요구하는 성명문을 냈다.
이들은 “작품을 자유롭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중요하다”며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배경을 게시하는 것은 전쟁과 침략의 이미지를 퍼뜨리고 부정적인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라이쿠는 다음 날인 5일 X를 통해 “사죄나 그림을 삭제하라는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하장 공개 이후 한국인들의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는 그는 “(논란된 무늬는) 연하장의 길조를 상징하는 일출을 그린 것으로, 욱일기라는 주장은 이해가 되지 않아 그동안 무반응으로 일관했다”며 “이 연하장의 일러스트는 일본 독자를 향해 경사스러운 분위기의 연하장을 전달하고 싶어서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분들에게 불쾌감을 주기 위해 그린 것이 아니다”라며 “물론 욱일기와 관련한 표현은 앞으로도 주의하겠지만, 이번에 사죄나 그림 삭제와 같은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라이쿠는 “한국 독자들이 낸 성명문의 요구를 받아들여 그림을 삭제한다면 전 세계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모두가 이 일출 표현을 그릴 수 없게 된다”며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그림도 한국 분의 한마디로 삭제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같은 요구가 반복된다면 변호사 등과 상의한 뒤 답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에서 ‘금색의 갓슈’ 시리즈를 출판해주고 있는 출판사에도 앞으로 한국에서 출판이 가능한지 등 상담을 할 수도 있다”면서 “만약 한국 출판사에서도 연하장 그림에 대한 삭제 요청이 있다면 더 이상 한국에서의 출판은 무서워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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