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중학생이 1100만원 훔치고도 ‘버티기’…촉법 논쟁 확산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04 15 09:41
수정 2026 04 15 09:42
서울 관악구 일대 인형뽑기방을 돌며 현금 1100만원이 넘는 돈을 훔친 중학생들이 검찰의 긴급체포 불허 이후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 남학생 2명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인형뽑기방에서 직원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지폐교환기를 열고 약 75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폐쇄회로(CC)TV에는 이들이 역할을 나눠 범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명은 족집게를 이용해 교환기 문을 열고 현금을 가방에 쓸어 담았고, 다른 한 명은 미리 호출한 택시를 타기 위해 밖에서 대기했다. 범행 직후 이들은 곧바로 현장을 벗어났다.
이들은 전날에도 인근 다른 인형뽑기방에서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틀간 피해 금액은 약 1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피의자들을 특정해 검거했으며, 이들이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이동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확인했다. 생일이 지나 촉법소년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미성년자 범죄 대응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유사한 논쟁을 다시 불러오고 있다.
경찰은 상습성과 증거 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긴급체포를 신청하고 피해금과 범행 도구를 압수할 계획이었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피의자들이 미성년자이고 도주 우려가 낮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긴급체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해당 학생들은 현재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으며 “둘이서만 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성년자인 만큼 보호자 동반 조사가 필요하지만, 부모 역시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 업주는 “긴급체포만 이뤄졌어도 피해금을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이 약하다는 인식이 반복 범행을 부추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반복 범행에도 ‘속수무책’…미성년 범죄 대응 공백이 같은 사건은 최근 촉법소년 제도를 둘러싼 논쟁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현행법상 만 14세 미만은 형사 미성년자로 분류돼 형사처벌 대신 가정법원 소년부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청소년 범죄가 저연령화·조직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현행 기준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대전에서는 만 13세 남학생들이 주운 신용카드로 1000만원이 넘는 금목걸이를 구입하고, 편의점과 택시를 상대로 절도와 무임승차를 반복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경찰에 붙잡혀 보호자에게 인계된 뒤에도 다음 날 같은 수법으로 편의점 금고에서 돈을 훔쳤고, 재차 검거됐다. 이후 법원이 긴급동행영장을 발부해 소년원 송치 심사를 받게 됐지만, 그 전까지는 체포나 구속이 어려운 구조였다.
촉법소년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하향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일부 청소년들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범행을 반복하며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범죄가 점차 지능화·흉포화되는 흐름을 고려하면 책임 연령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신중론도 있다. 아동·청소년 범죄는 처벌 강화보다 교화와 보호 중심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령 기준을 낮춰 형사처벌 범위를 확대할 경우 낙인 효과로 재사회화가 더 어려워지고, 장기적으로 재범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유민 기자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Q.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제 AI 퀴즈로 기사의 핵심을 점검해보세요.
학생들의 이틀간 총 피해 금액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