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미투] 법원도 ‘미투‘… 고양지원 직원 4명 “판사가 성희롱·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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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대부분이 상급자”…법원 피해 전수조사 돌입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각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수도권의 한 법원에서도 성추행 주장이 제기돼 해당 법원이 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검찰발 미투 운동이 사법부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법원 안에서 성추행 등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6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고양지원 노동조합이 판사를 제외한 고양지원 직원 160명을 상대로 성희롱 및 성추행 피해 실태조사인 이른바 ‘미투 설문조사’를 벌여 최근 법원 내부망에 그 결과를 게시한 데 따른 조치다.

노조에 따르면 1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는 95명이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여성 응답자 50명 중 14명(28%)이 직접 피해를 당했거나 피해 사례를 목격 또는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직원 4명은 판사로부터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유형으로는 ‘손·어깨 등 신체 접촉과 포옹’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이 4건, ‘가슴 및 엉덩이 부위 접촉’ 2건 등이다.

노조 관계자는 “가해자 대부분이 피해자보다 상급자였다”면서 “설문결과를 법원 내부망에 게시하면서 판사와 법원 직원들로 구성된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에 전수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법원 측은 “선임 부장판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이번 설문조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위해 부서별로 대면조사 일정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가 전국 법원으로 성희롱 및 성추행 피해 실태조사를 확대할지 여부를 놓고 논의에 나서 주목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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