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생중계 국격 해쳐” MB, 오늘 1심 불출석
허백윤 기자
입력 2018 10 05 01:54
수정 2018 10 05 02:00
변호인, 불출석 사유서 제출… 궐석 선고하거나 강제 구인
350억원대 횡령 혐의와 110억원대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얼굴) 전 대통령이 5일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의 생중계 허용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4일 “오늘 오전 대통령을 접견해 의논하고 변호인들과의 협의를 거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면서 “전직 대통령의 입·퇴정 모습을 국민들이나 해외에 보여주는 것이 국격 유지, 국민 단합을 해치는 것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28일에도 같은 이유로 선고공판 생중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했다”며 중계를 허용했다.
강 변호사는 “선고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로는 법정에 내내 앉아 있기가 어렵고 법원 판단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의 과격 행동이 있을 수 있는데 경호 문제뿐 아니라 그런 모습이 중계로 비춰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초 법원은 이 전 대통령 선고 공판을 중계방송하는 대신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들어서고 나서는 장면만 촬영하도록 했고, 재판장이 판결을 낭독하는 동안에는 이 전 대통령의 얼굴을 비추지 않는 것으로 제한했다.
●선고 기일 한 차례 미룰 가능성도 배제 못해
재판부는 앞서 이 전 대통령이 제출한 불출석 사유는 질병 등 형사소송법상 허용되는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예정된 선고공판에 출석하라고 이 전 대통령에게 통보했다. 선고 당일에도 이 전 대통령이 불출석을 고수하면 불출석(궐석) 상태에서 선고를 하거나 강제구인할 수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을 종용하기 위해 선고 기일을 한 차례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특수활동비·공천개입 사건 재판을 모두 보이콧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선고 공판 당일에도 출석하지 않자 궐석 상태에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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