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전 사장 “권성동 의원이 잘 챙겨달라 부탁해”
입력 2019 03 11 19:57
수정 2019 03 11 19:57
최 전 사장은 오늘(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권 의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 전 사장은 “회사나 지역사회의 현안이 있을 때 (권 의원에게) 부탁하기 위해 권 의원의 채용 청탁을 들어줬다”고 증언했다.
당시 강원랜드 현안으로는 카지노 증설, 채용 인원 증가, 개별소비세 인상에 따른 입장료 증가, 워터월드 사업 등이 있었다. 검찰이 이를 제시하자, 최 전 사장은 권 의원의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다고 인정했다.
지난 2012년 강원랜드의 1차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권 의원과 친분이 있는 전모 본부장이 최 전 사장에게 권 의원의 채용 청탁 명단이라며 10여명의 이름을 전달했다. 최 전 사장은 이를 확인 후 인사팀장에게 명단 속 대상자들을 합격시키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채용 기간에 권 의원과 통화하면서 간접적으로 의중을 물어본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다른 일로 통화를 하다가 청탁 사실을 아는지 확인할 겸 본부장을 통해 명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고, 이에 권 의원이 “잘 챙겨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최 전 사장은 이듬해 권 의원으로부터 비서관이던 김모씨에 대한 채용 청탁을 받고 이를 승낙했다고도 시인했다. 그는 “사람 하나 챙겨달라”는 부탁을 받고 부하 직원들에게 채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의원님의 얘기라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 의원 측은 최 전 사장의 증언이 오락가락한다고 지적했다. 최 전 사장이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44차례 검찰에 출석해 무리한 조사를 받았으며 “공범으로 기소될 것을 우려해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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