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넘겨 마트 행사·민원 도맡다 뇌출혈…산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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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민원업무와 행사, 매장기획 등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직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직원은 시간 외 근무를 빼고도 1주 52시간이 넘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김정진 판사는 마트 직원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14년부터 한 마트에서 물류·행사팀장으로 근무한 A씨는 이듬해 민원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과 행사·매장기획 등을 담당하던 직원이 줄줄이 퇴사하자 해당 업무를 모두 떠맡았다. 그는 2015년 11월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요양급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과중한 업무를 한 데 따르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기존 질환인 고혈압 등이 악화해 뇌출혈에 이르게 됐다고 봐야 한다”며 A씨의 질병이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직원들이 퇴사하면서 그 업무까지 수행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9월 이후 추석 행사와 김장 행사가 이어져 A씨의 업무가 더 가중됐을 것”이라며 “특히 쓰러진 날에는 김장 행사에 사용할 절임 배추가 입고될 예정이라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시간 외 근무가 반영되지 않는 출퇴근 기록부만으로도 발병 전 A씨의 1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에는 근무시간 외에도 일해 만성적인 과로에 시달렸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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