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 부스럼’ 박범계… 대검·법무부 합동감찰로 반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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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모해위증 무혐의 종결 후폭풍

수사 절차·관행 부당성 등 부각시켜
‘검찰개혁 2라운드’ 명분 구축 관측도
野 “박 장관 사퇴해야” 책임론 제기
박범계 법무부 장관.<br>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에서 불거진 모해위증 의혹 사건을 ‘혐의 없음’ 취지로 종결하겠다고 지난 20일 법무부에 보고했다. 대검찰청 부장(검사장급) 7명과 전국 일선 고검장 6명이 19일 14시간 가까이 ‘마라톤 회의’를 열어 사건을 재심의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공소시효 만료 닷새 전 사건을 재심의하라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조 대행의 최종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지 주목된다.

21일 대검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조 대행은 한 전 총리 관련 모해위증 의혹 사건에 대해 지난 5일 무혐의 처분한 대검 감찰3과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박 장관은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회의가 끝난 이튿날인 20일 조 대행의 최종 결정에 대해 보고받은 뒤 검토에 들어갔다.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은 뇌물공여자인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재소자가 지난해 4월 법무부에 2011년 당시 검찰 수사팀이 한 전 총리 재판에서 ‘한만호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하도록 사주했다는 진정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17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무혐의 결정이 내려져도 수용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논의 과정이 어땠는지도 좀 알아봐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사건에 연루된 재소자와 검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한동수 감찰부장과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뒤 충분한 토론을 했는지 알아보고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였다. 다만 박 장관이 ‘과정’을 강조했던 만큼 회의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 장관이 수사지휘와 별개로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대검·법무부의 합동 감찰을 지시한 점이 변수다. 검찰의 수사 절차 및 관행의 위법·부당성을 부각시켜 ‘검찰개혁 2라운드’의 명분으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사 결과 관련 규정에 따라 징계·경고·주의·인사 조치가 가능하지만 징계 공소시효는 3년으로 이미 지난 상태다. 검찰은 한 전 총리 재판 당시 모해위증 의혹과 관련된 재소자 3명을 한 달에 수십 차례씩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고, 가족에게 외부 음식을 사 오도록 해 함께 먹게 하는 등 특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했다. 법무부와 함께 한명숙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인 임 연구관과 한 부장은 각각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할 일을 해 나가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야권을 중심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박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그릇된 판단으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든 이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박 장관의 사퇴를 주장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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