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檢 수사 기능 폐지되면 총장직 의미 없어”…직 걸고 검수완박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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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檢총장, 11일 전국 지검장 회의서 검수완박 맹공
김 총장 “직에 연연하지 않는다…어떤 책임도 마다 안 해”
국민의힘에선 검수완박은 ‘대선불복’이라는 프레임 등장
윤호중 민주 비대위원장 “정상적인 검찰 만들려는 것”

김오수 검찰총장
김오수 검찰총장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총장인 저로서는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직을 걸고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수완박은 ‘대선 불복’이라는 프레임까지 나오는 등 정치권의 전운도 고조됐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 모두발언에서 “저는 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16일 정치권으로부터 사퇴압박을 받자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며 임기 완주를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수완박 당론을 정하는 민주당 의원총회를 하루 앞두고는 스스로 거취 문제를 꺼내 배수진을 친 것이다.

김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형사사법제도가 제대로 안착되기도 전에 검찰 수사기능을 완전히 폐지하는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와 대검은 여러분의 뜻을 모아 사력을 다해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으로 맞설지 주목된다. 사진은 박 장관이 지난 달 24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으로 맞설지 주목된다. 사진은 박 장관이 지난 달 24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회의에 참석한 지검장들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노정환 대전지검장은 회의장에 들어가면서 “형사사법제도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연간 1000만명에 이른다”면서 “이런 제도를 바꿀 때는 각계의 의견도 듣고 입법례도 면밀히 살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후곤 대구지검장도 “충분한 검토 없이 법을 또 바꿔버리면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부장검사 회의를 거쳐 ‘검수완박 반대’ 입장을 냈던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차장검사 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을 냈다. 추가 논의를 위한 평검사 회의도 오후에 진행됐다.

반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출근길에 “총장부터 심지어 법무부 검찰국 검사까지 일사불란하게 공개적으로 대응하는 걸 보며 좋은 수사, 공정성 있는 수사에 대해서는 왜 일사불란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검찰개혁은 기득권과 특권을 가진 검찰에서 정상적인 검찰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br>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연합뉴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국은 문재인 정권 시대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도 담겨있다”고 몰아세웠다. 국민의힘은 입법 강행 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포함한 물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재희·이재연 기자

한재희 기자
이재연 기자
곽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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