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에 쏟아지는 우려…한동훈 “침묵은 양심 문제”, 김형두 “굉장히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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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법무부·검찰서 연일 쏟아지는 검수완박 우려
한동훈 후보자 “검수완박은 개헌 수준의 입법”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우리나라 법서 생소한 규정”
이정수 중앙지검장 “사법 정의가 흔들리게 될 것”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인선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나서고 있다. 2022.04.13 정연호 기자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인선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나서고 있다. 2022.04.13 정연호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범죄대응시스템이 붕괴돼 국민이 피해볼 것이 분명한 개헌 수준의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도 법안에 대한 소신발언을 하면서 법원과 검찰과 연일 국회를 향해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형국이다.

한 후보자는 이날 “현장을 책임지게 될 장관 후보자가 몸 사리고 침묵하는 것은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라면서 검수완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이 29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04.29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이 29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04.29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이 발언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한 후보자의 검수완박 저지 발언에 대해 “굉장히 위험한 표현”,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 된다”고 정면 비판한 것을 맞받아친 것이다.

한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난 13일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이 크게 고통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법안 처리 시도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최근 검수완박 재논의 주장을 내놓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도 통화하며 관련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이자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불렸던 한 후보자가 연일 여권을 향해 각을 세우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김 차장도 검수완박과 관련해 “우리나라 법에서 생소한 규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공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김 차장은 전날 법안심사 제1소위에 출석해 수사 검사를 기소·공판 과정에서 배제하도록 한 것에 대해 “만약 이를 위반하면 공판 효력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걱정”이라며 “다 무효가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이상하다. 이게 왜 합의문에 들어갔을까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이 지검장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성·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폐지하는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하는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이정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1.6.11 연합뉴스
국기에 대한 경례하는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이정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1.6.11 연합뉴스
그는 “검찰이라는 축이 미흡하면 더 보완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를 약화하면 사법 정의는 흔들리게 된다”면서 “절박함에 이런 자리를 급하게 마련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 안팎에선 평소 수사 공정성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소통을 외면하던 검찰이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부랴부랴 국민을 찾는 것은 뒤늦은 처사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이제와 이러는 것이 우리도 민망하다”면서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이 여론전뿐이라 이렇게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곽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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