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말뿐인 검·경 협의체…檢 주도로 30일 첫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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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주관’ 검경 협의체, 30일 첫회의
법령제도개선TF 팀장에 윤원기 부장검사
‘실무·전문가 협의회’, 친검 인사 대부분
“검수완박, 이의 있습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국무회의 공포를 앞둔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교정에 보수성향 대학생 단체 신전대협이 게시한 ‘검수완박’ 비판 대자보가 붙어 있다. 2022.5.3 연합뉴스
“검수완박, 이의 있습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국무회의 공포를 앞둔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교정에 보수성향 대학생 단체 신전대협이 게시한 ‘검수완박’ 비판 대자보가 붙어 있다. 2022.5.3 연합뉴스
오는 9월 시행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대응책 마련과 검경 협력을 위해 추진되는 ‘검경 협의체’가 사실상 검찰 독식 구조로 구성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30일 첫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검경 협의체의 검수완박 논의 자체가 결국 검찰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경 협의체는 산하에 ‘실무위원회 협의회’와 ‘전문가·정책위원 협의회’를 둔다. 30일부터 매주 한 차례씩 실무협의회가 열리며 다음 달 15일부터는 전문가·정책위원 협의회도 시작된다. 7~9월에는 외부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도 수차례 연다. 이후 검수완박과 관련한 시행령 등을 개정하는 입법예고에 나설 예정이다.
질문 답하는 한동훈 장관  (과천=뉴스1) 이광호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며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6.9/뉴스1
질문 답하는 한동훈 장관
(과천=뉴스1) 이광호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며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6.9/뉴스1
문제는 이 협의체가 검찰과 경찰이 대등하게 의견을 나누기 어려운 구조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검경 협의체 운영은 법무부가 주관하기로 했다. 검찰과 경찰이 모여 검수완박 대응책을 논의하는 기구의 운영을 한동훈 장관이 관장하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후속 협의체가 청와대 직속으로 운영됐다.

실무협의체의 인적 구성도 검찰 위주다. 주관 부서 법무부에서는 윤원기(춘천지검 형사2부장) 법령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팀장과 일선 부장검사가 참석하게 돼 있다. 검찰에서는 대검찰청 형사정책담당관을 비롯해 검사 세 명이 나온다. 경찰에선 경찰청 경무관을 포함해 3명이 명단에 올랐다. 그 외 2명은 변호사다. 실무협의체 구성원 10명 중 절반이 검사인 것이다.

전문가·정책위원 협의회도 12~1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 윤원기 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형사정책담당관 등 검사 네 명이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검찰정상화’에 방점을 찍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자문위원 출신도 2~3명 참석한다. 반면 경찰에서는 2명만 협의회에 나온다.
국회 본회의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앞둔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05.03 박윤슬 기자
국회 본회의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앞둔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05.03 박윤슬 기자
법조계에선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이미 협의체 구성만 봐도 공정한 협의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성과 관련한 의구심을 불식하기 위해선 국무총리실에서 협의체를 주관하는 게 맞겠다”면서 “혹시라도 검수완박을 타파하기 위한 정당성 측면에서 협의체를 이끌어 가면서 검찰 논리에 경찰을 이용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나 검찰 쪽이 너무 우위를 점하거나 편향된 결정을 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되면 곤란하다”면서 “동등한 관점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게 협의체의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는 “(검경협의체가 논의하는 내용) 관련 법령을 보는 곳이 법무부”라면서 “균형 있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진웅·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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