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 구속 모면, ‘친문’ 향한 검찰 칼끝 계속
이근아 기자
입력 2019 12 27 01:04
수정 2019 12 27 01:14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 사건 범행은 그 죄질이 좋지 않으나, 영장실질심사 당시 피의자의 진술 내용 및 태도, 피의자의 배우자가 최근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과 피의자를 구속하여야 할 정도로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결국 현 단계에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사유와 그 필요성,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장심사를 마치고 서울동부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조 전 장관은 바로 풀려나 귀가했다. 권 부장판사는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적용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부부를 모두 구속하지 않는다’는 관례도 기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는 지난 10월 24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점도 영장 기각의 사유가 됐다. 이날 4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조 전 장관은 “모든 정무적·법률적 책임은 내게 있다.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감찰 종료 과정에 당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으로부터 (친문 인사들의) ‘유재수 구명’ 요청을 전해들은 사실도 순순히 인정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유재수 감찰’을 덮으려 최종 기록을 남기지 않은 점, 감찰 후 1년 뒤 모든 자료를 파쇄한 책임 등을 거론하며 구속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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