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서 실종된 대학생 끝내 숨진 채 발견(종합)
최영권 기자
입력 2021 04 30 18:19
수정 2024 11 01 10:01
경찰 “부검 여부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사망 원인 수사”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 A(21)씨의 시신이 실종지점 인근에서 엿새 만에 발견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3일째 주변을 수색하던 민간 구조사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지점인 반포한강공원 승강장 인근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옷차림새와 주머니에서 발견된 신분증으로 미뤄 A씨가 맞는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를 수사하기로 했다.
한강에서 발생한 변사 사건은 강북 관할 경찰이 맡는다는 수사 규정에 따라 부검 여부 등은 서울 용산경찰서가 맡고 사망 원인 등은 A씨 실종 사건을 수사한 서초경찰서가 담당하기로 했다. 용산서 관계자는 “부검 여부는 종합적인 상황을 판단하고 유족의 뜻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서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망 원인을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시신 발견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한 A씨의 가족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A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 서울신문과 만나 “저와 아내한테는 아들이 전부였다”면서 “우리가 어릴 때 가지지 못한 것,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아들한테 모두 주려고 노력하면서 키웠다”며 눈물을 흘렸다. 곧이어 도착한 A씨의 친구들은 사고 지점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A가) 돌아온다고 했잖아”라며 주저앉아 함께 울었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10시 30분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학교 친구의 연락을 받고 집을 나서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A씨는 이튿날인 25일 오전 1시 30분까지 카카오톡을 통해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다. 비슷한 시간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친구와 함께 있는 사진도 올렸다.
25일 오전 3시 30분쯤 A씨와 함께 있던 친구 B씨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해 “(A가) 취해서 자는데, 깨울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B씨는 오전 4시 30분쯤 혼자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챙겨서 자신의 집에 갔고, 홀로 반포나들목으로 나오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B씨는 귀가한 지 1시간쯤 지나 다시 부모님과 함께 실종 지점 인근을 찾았지만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오전 5시 30분쯤 A씨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친구의 실종을 알렸다.
A씨 부모는 엿새 동안 A씨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뛰었다. 실종 사실을 인지한 직후 A씨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하자, 친구 B씨가 전화를 받아 “집에 와보니 주머니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 휴대전화로 새벽 2시쯤 촬영된 영상에는 A씨와 B씨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친구의 휴대전화를 아들이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1시간 뒤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를 들었다. A씨의 부모님은 반포나들목에서부터 신잠원나들목까지 곳곳에는 A씨의 사진이 실린 전단지를 붙여놨다. 공원에 있는 벤치와 편의점, 가로등에도 붙였다.
경찰은 실종지점에 CCTV가 없어 실종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같은 시각 근처에 있던 목격자들의 진술, 근처 편의점에 설치된 CCTV, 실종 지점에서 수십 m 떨어진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해 A씨의 행방을 수색했지만 A씨가 찍힌 영상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100여명의 소방·경찰 인력을 투입해 주변을 수색했지만 A씨를 찾지 못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친구가 옆에 없었고, 그래서 집에 갔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B씨는 최면 수사를 받기도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사망 원인 수사”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 A(21)씨의 시신이 실종지점 인근에서 엿새 만에 발견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3일째 주변을 수색하던 민간 구조사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지점인 반포한강공원 승강장 인근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옷차림새와 주머니에서 발견된 신분증으로 미뤄 A씨가 맞는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를 수사하기로 했다.
시신 발견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한 A씨의 가족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A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 서울신문과 만나 “저와 아내한테는 아들이 전부였다”면서 “우리가 어릴 때 가지지 못한 것,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아들한테 모두 주려고 노력하면서 키웠다”며 눈물을 흘렸다. 곧이어 도착한 A씨의 친구들은 사고 지점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A가) 돌아온다고 했잖아”라며 주저앉아 함께 울었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10시 30분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학교 친구의 연락을 받고 집을 나서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A씨는 이튿날인 25일 오전 1시 30분까지 카카오톡을 통해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다. 비슷한 시간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친구와 함께 있는 사진도 올렸다.
A씨 부모는 엿새 동안 A씨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뛰었다. 실종 사실을 인지한 직후 A씨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하자, 친구 B씨가 전화를 받아 “집에 와보니 주머니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 휴대전화로 새벽 2시쯤 촬영된 영상에는 A씨와 B씨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친구의 휴대전화를 아들이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1시간 뒤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를 들었다. A씨의 부모님은 반포나들목에서부터 신잠원나들목까지 곳곳에는 A씨의 사진이 실린 전단지를 붙여놨다. 공원에 있는 벤치와 편의점, 가로등에도 붙였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친구가 옆에 없었고, 그래서 집에 갔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B씨는 최면 수사를 받기도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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