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나타나지 않는 피해자… ‘월패드 해킹’ 수사 난항
최영권 기자
입력 2021 12 06 21:58
수정 2021 12 07 06:45
경찰, 해커가 이용한 IP주소 6개 파악
사생활 유출 피해 인지·신고 접수 없어
불특정 다수의 정보가 대량유출된 해킹 사건의 속성 때문에 경찰은 범인은 물론 피해자 특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강남구 소재 아파트 한 가구의 월패드가 지난 8월 17일부터, 종로구 소재 도시형 생활주택 한 가구의 월패드는 11월 10일부터 해킹이 시작된 정황을 파악했다. 웹셸 해킹으로 원격제어 권한을 갖게 된 해커가 이용한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6개도 파악됐지만, 실제 해커의 IP가 아닌 우회 IP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3주가량 흘렀지만 아직도 입건 전 내사 단계인 건 실제 피해가 이루어졌는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불법 영상물은 인터넷에 유포해 피해자를 협박하는 용도로 사용되나 이번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은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만 거래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직 자신의 사생활 유출 피해를 인지하고 신고를 접수한 사례가 없어 경찰은 피해자 특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일까지 KISA에는 피해를 입은 것이 맞는지 조사해 달라는 신고만 13건 접수됐다.
피해 여부를 특정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거래가 암호화 이메일과 암호화폐를 통해서만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프로톤메일은 보안이 강력해 해커들이 선호하는 메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을 올린 해커는 1가구당 하루 분량의 영상에 0.1비트코인(약 800만원) 수준에서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두원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월패드 업체 네트워크에 남아 있는 로그가 IP주소 정도라면 경찰도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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