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숨진 대구 변호사 빌딩 화재…“사망자 모두 같은 사무실에서 발견”(종합)
손지민 기자
입력 2022 06 09 15:07
수정 2022 06 09 15:07
방화로 추정…용의자는 현장에서 사망
불은 2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인명 피해 커
“남 5명·여 2명 사망…같은 사무실에서 발견”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9일 오전 대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지하 2층, 지상 5층짜리 변호사 사무실 밀집 빌딩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을 입었다.
화재 당시 “건물 2층에서 검은 연기가 보이고 폭발음도 들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연기가 주변으로 번져 인근 건물에서도 다수 인원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는 남자 5명, 여자 2명으로 아직 정확한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불이 난 2층 사무실에서 나왔으며, 모두 경북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져 안치됐다.
박석진 대구 수성소방서장은 인명 수색을 1차로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2층 구석에 있던 203호실에서 사망자 7명이 모두 발견됐다”고 밝혔다.
발화지점인 203호는 계단과 거리가 먼 곳에 있고 폭발과 함께 짙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층 스프링클러 없고, 폐쇄된 복도 구조”밀폐된 구조로 된 변호사 사무실 특성도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건물은 지하를 제외하고 지상층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사무실과 사무실을 연결하는 복도는 폐쇄된 구조여서 2층부터 차오른 연기가 순식간에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연기 흡입 부상자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 입주자와 방문자 중 일부는 건물 뒤편으로 난 비상계단에 매달려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거나 옥상으로 피신하기 위해 아찔하게 외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64대와 소방인력 160여명을 동원해 불을 끄고 입주자들을 구조했다. 이날 불은 20여분만인 오전 11시 17분쯤 진화됐다.
경찰, 방화 사건으로 추정…“용의자 집에서 뭔가 들고 나와”경찰은 이번 화재를 방화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대구경찰청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통해 50대 용의자를 특정했으나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불상의 방법으로 사무실에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조사 결과, 방화 용의자가 이날 주거지에서 뭔가 들고 나오는 장면을 확인하고 상세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재 발생 당시 변호사 사무실의 한 의뢰인이 불만을 제기한 정황이 있었다는 점 등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소방 등과 함께 현장 감식을 하는 한편, 대구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사건 발생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불이 난 빌딩은 법원 뒤에 위치해 변호사 사무실이 밀집해 있다. 지하층은 보일러실과 주차장 등이 있고 지상층에는 사무실들이 있는 구조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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