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성폭력 파문’…20대 여직원 상사 4명 고소
김상화 기자
입력 2022 06 23 15:24
수정 2022 06 23 15:24
23일 경북 포항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포스코에 근무하는 여직원 A씨가 여러 동료 직원으로부터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희롱 등 성폭력에 시달렸다며 지난 12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선배 B씨를 특수유사강간 혐의로, 다른 직원 3명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가해 남성들로 지목된 이들 4명 중 1명인 B씨는 지난달 29일 같은 건물에 살고 있던 A씨 집까지 찾아가 성폭행(유사강간)했고, 나머지는 회식 자리 등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직원 50여명이 근무하는 포스코 안전 관련 부서에 2018년부터 3년 넘게 근무해 왔다. 부서 특성상 유일한 여성 직원이었던 그는 경찰에서 “사무실에서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겪었고 회식 때에는 상사가 허벅지를 만지는 등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식에 빠지겠다고 하면 ‘인사 평가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했다.
앞서 A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회사 내 감사부서인 정도경열실에 자신에게 심한 성희롱 발언을 해온 선임 직원 1명을 신고했다. 이 직원은 사내 자체 조사 결과 성희롱적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돼 올해 초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직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A씨 이날 일부 언론에 직원 B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선배, 어제 저녁에는 무서워서 말 못했는데, 왜 제 몸에 손댔어요?”라고 했고 B씨는 “진짜 뭐라 용서를 구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어쨌든 실수를 인정하고…”라며 용서를 구했다
회식 자리 등에서 A씨가 추행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동료 직원들이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한 동료 직원은 “회식 때 옆으로 오라하고 허벅지 등을 쓰다듬는 것을 봤다”며 “(상사가) 노래방에서 몸을 밀착해 심하게 비볐고, A씨가 큰 충격을 받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포스코측은 이들 직원을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업무에서 배제하는 한편, 직책자 1명은 보직해임했다. 또 수사 결과에 따라 엄중 문책하겠다는 방침이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고발장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에서 당사자들 간 주장이 상당히 달라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당사자들은 현재 무고를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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