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다 빠지세요” 목놓아 외쳤던 경찰…“유가족께 면목없다”
강민혜 기자
입력 2022 11 03 10:34
수정 2022 11 03 10:34
용산경찰서 이태원 파출소 소속 김백겸 경사는 3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단순 시비 신고를 받고 여성 경찰관 한 명, 남성 경찰관 한 명 등 총 3명이 현장으로 출동했다”며 “현장에 갈 때만 해도 참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 경사는 “도착해보니 많은 사람이 현장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었고 비명과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서 무슨 일이 났구나 싶었다”며 “인파를 뚫고 들어가 보니 인파에 눌린 분들이 손을 뻗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 경사에 따르면 인파로 인해 밑에 깔렸던 사람들에게 하중이 실리고 있었다.
그는 “더는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인파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다른 동료 남성 경찰관과 함께 해밀톤 호텔 뒷골목으로 뛰어갔다”며 “그 때 ‘사람이 죽고 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울부짖는 모습이 찍혔다”고 했다.
김 경사는 “그 때 저희 요청에 따라서 많은 시민분들이 지시한 방향으로 이동해 참사 현장의 앞부분이 아닌 뒷부분에서도 구조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됐다”며 시민 협조에 감사했다.
그는 “누군가가 촬영한 영상으로 인해 제 모습만 퍼졌다. 그러나 당시 이태원 파출소뿐만 아니라 용산경찰서 전 직원들이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피땀을 흘렸고 소방, 구급대원, 인근에 있었던 시민 등 모든 사람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라고 했다.
이어 “누구 하나 빠짐없이 노력해서 구조활동을 펼쳤지만 많은 분이 돌아가셔 너무나도 비참하고 유족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TV’에는 ‘이태원 압사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한 영웅 경찰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서 김 경사는 “다 빠지세요. 얼른 다 빠지세요.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목이 쉰 상태에서도 외쳤다. 경고에도 골목으로 진입하려는 시민은 “가세요”라며 막았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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