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위기 노동자 56명의 운명은…제주도가 직접 고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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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노동자 무더기 해고 위기
제주도 인권위, 민간위탁 재직영화 직접고용 권고
공공부문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제도개선 등 주문
일부 오영훈 지사 천막 약속 이후 뒷북 권고 지적도

고현수 제주도인권보장 및 증진위원장이 22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제주북북광역환경관리센터 노동자 56명이 무더기 해고위기와 관련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권고안을 채택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고현수 제주도인권보장 및 증진위원장이 22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제주북북광역환경관리센터 노동자 56명이 무더기 해고위기와 관련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권고안을 채택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제공하던 공공서비스를 민간 위탁하다가 다시 직영화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는 22일 도청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시 봉개동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노동자 56명이 무더기 해고 위기에 놓여 제출한 진정서와 관련,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권고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노동자 56명은 지난해 11월 15일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위원회는 지난 20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권고안을 채택했다. 도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는 권고안을 통해 56명의 권리 보장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도 차원의 ▲직·간접 고용과 생계비 지원 등 생활안정화 방안 ▲직업훈련 비용 및 수당 등 재취업 지원 ▲심리적·육체적 건강 회복 지원 ▲창업 교육 및 자금 지원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현실 가능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 진정인들의 노동 권리가 실제적으로 충족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자의적 해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실업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동자, 위탁자, 수탁자 3자 참여 협의체 구성과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민간위탁의 공공성 및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요청했다. 여기서 민간위탁이란 제주특별자치도가 제공하던 공공서비스를 민간에게 위탁하여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제주도민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반시설로 도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공성이 강한 사업은 이후 직접 관리, 운영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민간위탁이라는 간접 고용구조보다는 재 직영화를 통한 직접고용과 공공부문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으로 제도개선을 모색할 것도 제시했다.

일부에선 노동자들의 아픔을 외면하다가 이제 와서 권고안을 채택한 것과 관련 ‘뒷북 권고’라는 지적이 나왔다. 왜냐하면 앞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지난 14일 도청 맞은 편에서 100일째 천막 농성을 하는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소각장 근무 노동자들과 만나 고용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현수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 위원장은 “인권위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노동자들을 만나 지난 1월 중 권고안을 마련하려 했으나 채택이 예상보다 더 걸리게 됐다”면서 “오 지사가 노동자를 만나기 이전부터 이미 초안을 만들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2003년 가동을 시작한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소각시설은 당초 2020년 2월 28일 민간위탁이 종료될 계획이었으나, 압축쓰레기와 폐목재 처리를 위해 봉개동 주민들과 협약을 통해 사용기간을 3년 연장함에 따라 오는 28일 운영이 만료될 예정이다. 소각장 근무 노동자들은 민간위탁 종료를 앞두고 제주도에 고용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지난 2022년 11월 7일부터 도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오 지사는 천막 소통 자리에서 “올해 연말까지 협의체를 운영해 향후 직업훈련 제공, 실업급여 지급, 재취업 과정에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글 사진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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