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쇠오리, 마라도 둥지 잃으면 돌아오지 않는다” 경고
강동삼 기자
입력 2023 02 24 06:28
수정 2023 02 24 06:28
최창용 서울대 농생대 교수“고양이 VS 뿔쇠오리간의 문제로만 보면 마라도 해법 없다”
“20년 이상 사는 뿔쇠오리는 번식하는 섬으로만 돌아오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서식지가 망가지면 그곳에서 사라질거예요. 마라도 뿔쇠오리는 마라도 전체를 덮고 있던 번식지가 사라져 절벽으로 내몰려 이제 서식지가 그 일부만 남아있는 상황이에요.”
마라도 길고양이를 섬 밖으로 반출하는 문제가 마라도의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대 농생대 농림생활자원학부 최창용 교수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 ‘회귀본능’ 뿔쇠오리 번식지는 국내 구굴도, 독도, 여수 백도, 마라도 4곳최 교수는 “뿔쇠오리의 번식지는 국내에는 4곳이 있다”면서 “그 가운데 전남 신안군 가거도 앞 구굴도가 최대 번식지이고, 독도, 여수 백도, 마라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라도에서 뿔쇠오리가 번식하는 것을 확인한 것은 2012년이다. 뿔쇠오리는 전세계 40여 곳에서 번식 중이지만 주로 일본,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마라도 섬 전체에서 번식하다가 1880년대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밀려나 절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와 서울대 조사에 따르면 마라도에는 250쌍, 최소 500마리에서 최대 900마리 정도의 뿔쇠오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 당시 고양이에게 피해를 본 뿔쇠오리는 25마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 마라도에 뿔쇠오리 최소 500마리 서식… 고양이는 기회주의적 포식자
뿔쇠오리의 습성은 주로 낮에는 바다에서 생활하다가 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밤에 섬으로 들어온다. 졀벽으로 바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언덕에 내려앉았다가 절벽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최 교수는 “뿔쇠오리가 고양이에게 공격받는 때는 둥지인 절벽으로 돌아가려 할 때”라면서 “당시 고양이 GPS(위성항법시스템) 추적장치로도 그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라도 길고양이 반출과 관련 해법을 묻는 질문에 최 교수는 “우선 마라도 길고양이 해법은 사실상 고양이와 뿔쇠오리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히려 고양이와 마라도에 도래하는 수많은 철새들간의 문제라 할 수 있다”면서 “고양이가 생태계를 뒤흔들고 교란시키고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마라도에 고양이가 없는게 맞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 “섬 생태계 교란시키는 주범… 원칙적으로는 마라도에 고양이가 없는 게 맞다”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그는 “고양이는 호기심에 의해 습관적으로 사냥한다”면서 “고양이 개체 수만큼 고양이에 의한 피해가 분명히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라도 주민들 중 일부는 쥐를 잡기 위해서라도 중성화시킨 고양이는 반출하지 않았으면 하는 의견도 있는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중성화 수술을 해도 고양이는 공격할 것이다. 고양이의 습성은 포식이 가능한 작은 동물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다. 고양이는 ‘기회주의적 포식자’여서 자신보다 작은 동물을 무조건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의 천적은 쥐라고 알고 있는 상식은 잘못됐다고 상기시킨 그는 “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면 쥐도 와서 그 사료를 먹을 정도”라며 “쥐를 잡으려면 쥐덫을 놓으면 된다”고 단순명료하게 말했다.
2월부터 번식지 주변 해역으로 돌아오는 뿔쇠오리는 3월 초 본격적으로 번식지에서 머물다가 5월쯤 섬을 다시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고양이 반출을 언제쯤 할 지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제주 강동삼 기자
마라도 길고양이를 섬 밖으로 반출하는 문제가 마라도의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대 농생대 농림생활자원학부 최창용 교수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 ‘회귀본능’ 뿔쇠오리 번식지는 국내 구굴도, 독도, 여수 백도, 마라도 4곳최 교수는 “뿔쇠오리의 번식지는 국내에는 4곳이 있다”면서 “그 가운데 전남 신안군 가거도 앞 구굴도가 최대 번식지이고, 독도, 여수 백도, 마라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라도에서 뿔쇠오리가 번식하는 것을 확인한 것은 2012년이다. 뿔쇠오리는 전세계 40여 곳에서 번식 중이지만 주로 일본,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마라도 섬 전체에서 번식하다가 1880년대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밀려나 절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와 서울대 조사에 따르면 마라도에는 250쌍, 최소 500마리에서 최대 900마리 정도의 뿔쇠오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 당시 고양이에게 피해를 본 뿔쇠오리는 25마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 마라도에 뿔쇠오리 최소 500마리 서식… 고양이는 기회주의적 포식자
마라도 길고양이 반출과 관련 해법을 묻는 질문에 최 교수는 “우선 마라도 길고양이 해법은 사실상 고양이와 뿔쇠오리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히려 고양이와 마라도에 도래하는 수많은 철새들간의 문제라 할 수 있다”면서 “고양이가 생태계를 뒤흔들고 교란시키고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마라도에 고양이가 없는게 맞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 “섬 생태계 교란시키는 주범… 원칙적으로는 마라도에 고양이가 없는 게 맞다”
마라도 주민들 중 일부는 쥐를 잡기 위해서라도 중성화시킨 고양이는 반출하지 않았으면 하는 의견도 있는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중성화 수술을 해도 고양이는 공격할 것이다. 고양이의 습성은 포식이 가능한 작은 동물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다. 고양이는 ‘기회주의적 포식자’여서 자신보다 작은 동물을 무조건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의 천적은 쥐라고 알고 있는 상식은 잘못됐다고 상기시킨 그는 “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면 쥐도 와서 그 사료를 먹을 정도”라며 “쥐를 잡으려면 쥐덫을 놓으면 된다”고 단순명료하게 말했다.
2월부터 번식지 주변 해역으로 돌아오는 뿔쇠오리는 3월 초 본격적으로 번식지에서 머물다가 5월쯤 섬을 다시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고양이 반출을 언제쯤 할 지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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