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폭행 미제사건… DNA로 결국 15년만에 그놈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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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범죄로 입건돼 채취한 DNA가 끝내 발목

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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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유전자(DNA) 대조를 통해 성폭행 범행이 드러난 40대가 결국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진재경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1)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2008년 6월 20일쯤 사촌 동생 B씨와 제주시청 인근에서 술에 취해 있던 피해자를 주변 숙박업소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저항하며 도망치려는 피해자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범행한 혐의를 받는다. 공범인 사촌 동생 B씨는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은 목격자가 없고, 현장에서 확보한 DNA와 일치하는 정보가 없어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다른 범죄로 입건되면서 채취한 DNA가 발목을 잡았다. A씨는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2008년 6월 이후 다른 범죄로 입건됐고, 이 때 경찰이 DNA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에 올렸는데 범죄자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지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미제 사건 현장에서 추출한 DNA를 재분석하는 과정에서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검찰로부터 이 사실을 통보받은 경찰은 지난해 11월 30일 제주시 모처에서 A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경찰은 A씨 성폭행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사건 당시 DNA 채취 과정과 사건 기록 등을 살펴보는 등 보완 수사를 통해 결국 A씨를 구속했다.

A씨 측은 이날 법정에서 공소사실과 관련한 증거를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배상하기 위한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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