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안티드론 시범 도입… “하늘위 공공의 적 불법 드론을 잡아라”
강동삼 기자
입력 2023 03 29 13:05
수정 2023 03 29 13:23
29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 드론을 이용한 범죄와 테러가 늘어남에 따라 제주공항에서도 안티드론기술을 시범 도입해 조만간 공식 운영에 들어갈 방침이다.
안티드론이란 하늘위 공공의 적 불법드론의 비행이나 공격으로부터 공항 이용자와 공항시설의 보호를 위하여 불법드론을 탐지 식별 무력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인천공항은 항공기 안전 운항을 위해 지난 2020년 9월부터 불법 드론을 선제적으로 탐지하는 드론 방어시스템을 도입·운용하고 있다. 제주공항은 2021년 11월부터 국가사업을 딴 카이스트와 제주공항이 협약을 맺은 시스템과 조달청 혁신 시제품 등 안티드론 시스템을 시험 운영을 하는 중이다.
안티드론의 종류에는 레이더파를 방사해 반사파의 소요시간과 특성으로 식별 추적하는 레이더 탐지방식과 드론과 조종자 사이의 통신 프로토콜을 분석해 위치를 탐지하는 RF스캐너방식 등이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제주공항에서도 이같은 드론탐지 레이더 2식과 RF스캐너 1식을 갖추고 시범운영중”이라며 “스캐너방식 1식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며 시범 운영한 뒤 빠르면 상반기내 안티드론이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전세계적으로 완벽한 안티드론 체계를 구축한 국가는 없다”면서 “하지만 각국이 경쟁적으로 안티드론 도입에 힘쓰고 있다. 불법드론의 범죄와 테러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현재로선 최선의 대안은 안티드론 뿐”이라고 덧붙였다.
제주국제공항은 특히 도심에 위치해 있는 공항이어서 드론의 불법비행에 따른 주의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어서 선도적으로 안티드론 도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도 안티드론을 시범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주지방항공청이 테러가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발생 열흘 만에 뒤늦게 경찰에 공식 수사를 요청한 것은 그만큼 제주공항에서의 불법드론 비행이 처음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8일 제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13일 오후 1시 30분쯤 제주공항에 무단 비행하다가 추락한 드론을 제주지방항공청으로부터 넘겨받아 디지털포렌식을 하고 있다. 경찰은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드론 내부 이미지·영상 정보와 비행경로 등을 확인해 소유주에 대한 단서를 찾을 방침이다.
해당 드론은 Eagle Wings X1 모델로 날개를 펼쳤을 때 길이가 약 26㎝, 너비가 25㎝인 소형 제품이다. 관광레저용으로 해외 구매 사이트에서 약 30만∼40만원대에 살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지난 13일 오후1시 30분쯤 국내 여객터미널 옥상에서 드론 1기를 발견해 제주항공청에 통보했다. 제주항공청 측은 공역 구분상 드론이 발견된 국내 여객터미널 옥상은 관제사 지시에 따라 이·착륙 또는 이동해야 하는 제주공항 ‘관제공역’이자, 항공기 교통안전을 위해 비행이 제한되는 ‘통제공역’이다. 항공안전법에 따라 공항 중심에서 반경 3∼9.3㎞ 이내에서 드론을 비행하려면 ‘비행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사전 승인이 없는 불법비행이었다. 드론 발견 직후 열린 제주공항공사, 제주지방항공청, 경찰, 군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는 테러를 의심할 만한 특이사항이 없어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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