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간호사들도 검찰도 판결 불복… 결국 맞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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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과다약물 투여·은폐 혐의
수간호사 등 간호사 3명 ‘불복’
檢 “사고 은폐, 무겁게 처벌을”

제주경찰청이 지난해 4월 28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12개월 여아에 기준치보다 50배 많은 약물을 투여했다는 혐의를 받는 제주대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경찰청이 지난해 4월 28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12개월 여아에 기준치보다 50배 많은 약물을 투여했다는 혐의를 받는 제주대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생후 13개월 된 영아에게 의사처방과 다르게 약물을 투여하고도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대병원 간호사 3명이 제주대학교병원 간호사들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맞서 검찰도 양형 부당을 이유로 맞항소해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지방검찰청은 과실치사와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수간호사 A(50)씨와 간호사 B(30)씨와 수행간호사C(31)씨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1일 코로나19로 입원 치료중이던 영아가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자 담당 의사는 ‘에피네프린’이란 약물 5㎎을 희석한 후 네뷸라이저(연무식 흡입기)를 통해 투여하라고 처방했다. 그러나 수행 간호사 C씨는 5㎎을 정맥주사로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피네프린은 기관지를 확장하거나 심박동수를 증가시킬 때 사용되며, 영아에게 정맥주사로 투여할 시 적정량은 0.1mg이다. 기준치의 50배에 달하는 양이 투여된 셈이다.

수간호사 A씨는 약물 오투약 사고 이후 B씨와 C씨에게 투약 사고 보고서를 작성하지 말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며 사고를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약물 오투약과 관련해 담당의 등에게 3일가량 보고를 미룬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가 이뤄졌을 때는 이미 영아의 장례가 끝난 뒤였다.

B씨는 영아에 대한 간호기록지 중 오투약 사고 내용이 담긴 ‘특이사항’을 수차례에 걸쳐 삭제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상 증세를 보인 영아를 치료하던 의료진은 B씨의 의료기록 삭제로 인해 약물 오투약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에피네프린을 추가 투약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피해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기회마저 날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영아는 상태가 악화하면서 약물 과다 투여 이튿날인 지난해 3월 12일 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유기 범행은 우리 사회가 병원과 의사, 간호사에게 갖고 있는 깊은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일로, 대학병원에서 이런 은폐 행위가 있으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며 “만 1세 불과한 피해자는 생명을 잃고 일가족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간호사 A씨는 징역 1년을, 담당간호사 B씨에겐 1년 6개월, 사고낸 수행간호사 C씨에게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반면 검찰은 “의료기록지를 수정·삭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물을 잘못 투여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다”며 “피고인들을 더 무겁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원심에서 A씨에게 징역 4년, B씨에게 징역 5년, C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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