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2세, 도박빚, 이혼남” 신림동 범인 추측 난무…신상공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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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나서는 신림동 흉기 난동 피의자 조모씨  23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신림동 칼부림’ 피의자 조모(33)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07.23. 뉴시스
경찰서 나서는 신림동 흉기 난동 피의자 조모씨
23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신림동 칼부림’ 피의자 조모(33)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07.23. 뉴시스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범인 조모씨(33)를 둘러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 21일 사건 발생 후 온라인에는 이름과 나이, 출신학교 등 조씨의 신상정보를 추측한 게시글이 나돌았다.

조씨의 과거 사진과 소셜미디어(SNS) 계정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확산했다.

조씨의 지인을 자처한 이는 그가 외자 이름을 가진 조선족 2세이며, 이혼 후 수천만원의 도박 빚을 떠안고 건설 현장을 전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관련 정보가 사실인지는 이번 주 조씨의 신상공개 여부 결정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현행 피의자 신상 공개제도는 2010년 신설된 특정강력범죄법과 성폭력처벌법에 근거한다. 검경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나 성폭력 사건 피의자의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정유정 살인사건과 강남 납치 살해 사건, 신당역 스토킹 살해 사건, n번방 성 착취물 제작 유포 사건 등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된 바 있다.

일단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 살펴보면 조씨는 폭행 등 전과 3범에다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이 있다. 현재 무직이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인천 주거지와 서울 금천구에 있는 할머니 집을 오가며 생활했고 범행 직전에도 할머니 집에 들른 것으로 파악됐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반성한다”
영장심사 10분만에 종료, 구속 수감
도주하는 신링동 칼부림 범인 포착된 CCTV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칼부림 사건 범인이 도주하고 있는 장면이 녹화된 골목 폐쇄(CC)회로 영상 화면. 2023.7.21 뉴스1/독자제공
도주하는 신링동 칼부림 범인 포착된 CCTV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칼부림 사건 범인이 도주하고 있는 장면이 녹화된 골목 폐쇄(CC)회로 영상 화면. 2023.7.21 뉴스1/독자제공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여m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를 받는다.

길이 100여m인 골목에서 남성 3명을 흉기로 찌르고 골목을 빠져나간 조씨는 인근 모텔 주차장 앞에서 또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다.

조씨는 첫 범행 6분 만인 오후 2시 13분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앉아 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병원에 실려 간 부상자 3명 중 1명은 퇴원해 통원 치료 중이고 나머지 2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당초 위독한 상태로 알려진 피해자도 고비를 넘겼다. 조씨는 피해자 4명 모두와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구속 후 현재 서울 관악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23일 오후 2시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이날 영장심사 출석을 위해 경찰서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너무 힘들어서 저질렀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 앞에서는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이라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자신의 처지를 탓했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자세한 범행 경위와 배경, 범행 이전 행적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피해자 유족 “모범생, 실질적 가장”
“반성 없는 반성문으로 감형 없도록 사형 요청”
신림역 칼부림 현장에 이어지는 추모객 발길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현장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읽고 있다. 2023.07.23. 뉴시스
신림역 칼부림 현장에 이어지는 추모객 발길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현장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읽고 있다. 2023.07.23. 뉴시스
한편 조씨의 범행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유족은 같은 날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자신을 피해자의 사촌 형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신림역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 이번과 같은 억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형이라는 가장 엄정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악마같은 피의자는 착하고 불쌍한 제 동생을 처음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였다”며 “유족들은 갱생을 가장한 피의자가 반성하지도 않는 반성문을 쓰며 감형을 받고 또 사회에 나올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또 자신의 사촌동생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외국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동생을 돌봐온 실질적 가장이며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온 대학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인이 신림동에 저렴한 원룸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가 일면식 없는 사람에게 13차례 흉기에 찔렸다고 청원인은 말했다.
신림역 칼부림 추모공간 바라보는 시민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현장에서 시민들이 추모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2023.07.23. 뉴시스
신림역 칼부림 추모공간 바라보는 시민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현장에서 시민들이 추모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2023.07.23. 뉴시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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