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3명, 계곡서 사망 …물놀이 금지구역인데 ‘강제력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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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동산계곡 ‘강제력 없는’ 물놀이 금지구역
사고 당시 안전지킴이 현장에 없었다 ‘근무시간外’
물미끄럼틀 명소로 알려져…안전 관리 ‘허점’

여름방학을 맞아 계곡을 찾은 대학생들이 소용돌이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27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2분쯤 대구시 군위군 부계면 동산 계곡에서 A(22)씨 등 대학생 4명이 물에 빠졌다.

물에 빠진 일행 중 1명은 대열 바깥쪽에 있다가 간신히 탈출해 신고, 탈진 상태로 119구급대에 구조됐으나 나머지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계곡에서 미끄럼 놀이를 하다가 물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인이 익사로 명확해 별도로 부검 절차를 진행할지 여부는 유족과 협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구 군위군 부계면 동산 계곡은 물놀이 금지구역이다.

다만 강제 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이라 도리어 ‘물미끄럼틀 성지’가 됐다.
사고가 난 동산계곡.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사고가 난 동산계곡.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군위군에 따르면 이날 사망 사고가 난 동산 계곡은 팔공산 7부 능선 일대 4㎞ 길이로 이어져 있다.

군은 동산 계곡을 포함한 관내 하천을 모두 물놀이 금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조례 등으로 강제하지는 않았다.

이에 동산 계곡은 매년 여름 많은 피서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특히 평소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물미끄럼틀’ 성지로 유명해졌다.

온라인상 방문 후기 등을 살펴보면 사실상 물놀이를 금지하는 제재는 없었던 걸로 보인다.

안전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군위군은 계곡 일대에 안전지킴이 총 6명을 투입하고 있으나, 정작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근무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현장에 안전지킴이는 없었다.

군은 또 물놀이 금지 현수막 수십 개를 설치했다고 밝혔으나, 이번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와류(소용돌이)’에 관한 경고 현수막은 설치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동산계곡.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사고가 난 동산계곡.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소방 당국에 따르면 여름철 계곡에서 와류 사고가 흔히 발생하는 만큼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동산 계곡에서 최근 수년간 사망 사고가 나지 않았는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동산 계곡은 밤낮 기온 차가 크고, 아침에는 발목만 담가도 몸이 차갑기 때문에 그 시간에 물놀이할 거라고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수심이 깊지 않은데 최근 많은 비가 내리면서 수심이 2∼3m까지 깊어진 상황”이라며 “물놀이 금지 문구를 강화하고 안전 요원을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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