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을 만큼 참혹”…박수홍, 친형 2심 증인 출석
이보희 기자
입력 2024 07 10 18:31
수정 2024 07 11 09:01
“1심 판결 보고 통탄…너무 부당”
박수홍은 10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송미경 김슬기) 심리로 열린 친형 박모(56)씨와 형수 이모(53)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2심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박수홍이 2심 공판에서 증인으로 직접 진술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진행됐다. 박수홍은 당초 증인 신문 과정에서 피고인석과 증인석 사이 차폐시설 설치를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아 차폐시설 없이 그대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박수홍은 “1심에서 저들의 횡령이 회삿돈에 국한되고 개인 자금 횡령 부분은 무죄가 나왔고, 형수 이씨는 법인과 관계가 없다며 무죄가 나온 것이 너무나 부당하다”며 “판결에 대해 죄송하지만 너무 부당하다 생각해서 증언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다른 소속사로 가도 되지만, 가족이고 사랑했고 신뢰했기에 동업을 제안해 매니저로서 동업 관계로 1인 엔터사를 이뤘고, 그 모든 걸 30년 동안 제가 일으켰다”며 “그런데 가족 회사란 이유로 이들이 제 자산을 맘대로 유용하는 것을 보고 통탄함, 원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박씨와 이씨가 취득한 43억여원의 부동산은 이들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받은 급여와 배당금 등을 단 1원도 소비하지 않았단 전제로 계산하더라도 20억원이 모자란다”며 “제 개인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수취인 불명으로 이체한 돈을 더하지 않으면 절대 취득할 수 없는 부동산을 저들 명의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에게는 ‘너를 위한 재테크’라고 하면서도, 동업이 해지될 때까지 제 이름으로 된 부동산이 없었다. 모두가 박씨 이씨가 50% 나눠 가진 부동산뿐”이라고 토로했다.
박수홍은 형에게 재산 관리 등을 맡긴 이유에 대해 “저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를 의지할 수밖에 없고 곁에 있는 사람을 믿어야 했다. 소속사 분쟁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라며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형제였고, 형은 제 앞에서 늘 검소했고 ‘나를 위해 산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나니까 죽고 싶을 만큼 참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힘들지만 바로잡고 싶다. 어려울 때 손잡을 수 있는 게 혈육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께 죄송하지만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며 “저는 지금도 아침마다 저들이 생각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친형 박씨 부부는 2011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연예기획사 2곳을 운영하면서 박수홍 출연료 약 62억원 등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2년, 이씨에게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소된 62억원 가운데 연예기획사 라엘 7억원, 메디아붐 13억원 등 20억원만 유죄로 판단했다. 박수홍의 개인 자금 유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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