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저출산 ‘뜻밖의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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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와 양육비 부담이 저출생의 절대적 원인으로 지목되던 와중에,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손바닥 위의 ‘스마트폰’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인류의 출산율은 스마트폰 보급 속도와 나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유는 허탈할 정도로 명쾌하다. 밤마다 한 침대에 누워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대신, 각자의 액정 속 숏폼 영상과 알고리즘에 영혼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철저히 고립된 시대, 인류는 대면 접촉을 잊고 디지털 단맛에 취해 연애와 결혼이라는 오랜 일상을 스마트폰에 반납했다. 연애의 설렘보다 ‘좋아요’ 알림이 더 짜릿하고, 아이의 옹알이보다 동영상 알고리즘이 더 친근한 세상이다.

정부가 수백 조의 예산을 쏟아부으며 출산 장려책을 펼치는 동안, 진짜 방해꾼은 주머니 속에서 진동하고 있었던 셈이다. 저출산 대책은 어쩌면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밤 10시 이후 집안의 와이파이를 과감히 차단하는 결단에 있을지도 모른다.

박상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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