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자도 피곤하다면 ‘수면 무호흡증’ 의심해야
정현용 기자
입력 2018 10 28 22:44
수정 2018 10 29 00:51
박일호 고대구로병원 교수
잠은 ‘보약’으로 불린다. 충분한 수면은 신체를 이완시키고 면역력을 높여 질병 위험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 그렇지만 바쁜 직장인들은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그런데 일상 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낮에 졸음이 쏟아지면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28일 박일호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에게 수면 무호흡증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A.수면 무호흡증은 잠을 잘 때 목젖이 인두벽을 완전히 막아 공기의 흐름이 10초 이상 멈춘 상태가 반복되는 병이다. 수면 무호흡증은 뇌졸중, 심부전, 고혈압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빨리 전문가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
Q.진단 기준은.
A.성인의 평소 호흡 폭에 비해 들숨과 날숨의 폭이 90% 이상 줄어든 것을 ‘무호흡’이라고 한다. 30% 이상 90% 미만 줄어 혈중 산소농도가 감소하거나 수면 중 각성이 동반되면 ‘저호흡’으로 진단한다. 수면 무호흡증은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고 낮에 졸리거나 숨이 막혀 잠에서 깨거나 배우자 등에 의해 호흡 장애가 관찰될 때 진단받는다. 또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울혈성 심부전, 뇌졸중, 인지장애 등 합병증이 동반될 때도 수면 무호흡증 진단을 한다.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시간당 15회 이상 무호흡 또는 저호흡이 나타나면 수면 무호흡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Q.원인은 무엇인가.
A.몸무게 증가와 비례해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비만이 수면 무호흡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나이가 많아지면 기도 주위 근육이 약해져 증상이 악화한다. 호르몬 차이로 여성보다 남성 발병률이 높다.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휘어지는 비중격만곡증, 비염과 같은 코의 질병도 원인이 된다.
Q.치료와 검사는 어떻게 하나.
A.수면 무호흡증은 수면의 단계와 각성의 빈도로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수면다원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다행히 지난 7월부터 수면다원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의료비 본인부담 비율이 20%로 낮아졌다. 최대 72만원 정도였던 비용이 10만원대로 낮아져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치료는 기도 협착을 일으키는 구조물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와 수면 중 기도를 확장해주는 ‘양압기’를 착용하는 비수술적인 치료가 있다. 명확한 해부학적 이상 소견이 있거나 수면 무호흡증이 심하지 않고 젊은 나이일 때는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중등도 이상의 증상과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에겐 지속적인 양압기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7월부터 양압기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월 1만 5200원∼2만 5200원을 내면 되고, 소모품인 마스크는 1개당 1만 9000원을 부담하면 된다. 수면 무호흡증 치료를 받을 때 증상 완화를 위해 체중감량과 금주, 금연도 꼭 필요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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