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분, ‘이 운동’했더니…90분 운동보다 지방 더 태웠다” 당뇨 위험도 ‘뚝’ [라이프]
이보희 기자
입력 2026 08 20 17:53
수정 2026 08 23 20:22
30초 전력질주 6회, 90분 중강도 운동보다 유익
심혈관·제2형 당뇨·비만 관련 단백질 변화 뚜렷
짧은 시간 동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이 장시간 중간 강도의 운동보다 체내에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뉴욕 록펠러대 연구진은 다양한 강도의 운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실내 자전거를 이용한 ‘전력질주 운동’이었다. 참가자들이 30초간 최대 강도로 운동한 뒤 4분간 쉬는 방식으로 총 6차례 반복하도록 했다. 실제 운동 시간은 3분에 불과했지만, 전체 운동 과정에는 약 30분이 걸렸다.
그 결과 이 같은 고강도 운동은 혈액 속 714개의 단백질에 빠른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속 단백질은 몸 곳곳에 영양소와 호르몬을 전달하고 혈관 내 체액을 유지하거나 감염에 대응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강도 높은 운동으로 근육과 심장에 큰 부담이 가해지면서 몸 전체에 신호가 전달되고, 이에 따라 세포들이 에너지 소비와 조직 회복 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중간 강도의 자전거 운동에서는 변화가 나타난 단백질이 7개에 그쳤다. 연구진이 2시간 동안 중간 속도로 트레드밀을 달리게 한 경우에는 자전거보다 더 많은 단백질에 변화가 나타났지만, 전력질주 운동보다는 효과가 적었다.
특히 전력질주 운동은 혈관 기능과 조직 회복, 호르몬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즉각적으로 증가시켰다.
전력질주 운동, 식욕 억제하고 지방세포 변화 시켜체중 조절과 관련된 변화도 관찰됐다. 전력질주 후 혈액에서는 운동으로 유도되는 분자(Lac-Phe) 수치가 급격히 증가했다. 해당 분자는 기존 연구에서 식욕 억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지방세포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전력질주 운동을 한 뒤 채취한 혈액을 사람의 지방세포에 적용해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지방세포가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과 호르몬에 반응하는 방식, 영양소를 감지하는 과정 등에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전력질주 후 혈액은 지방세포에서 1600개가 넘는 유전자의 작동을 켜거나 끄는 변화를 일으켰다. 반면 중간 강도의 운동에서는 변화한 유전자가 25개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5만 3000여명의 건강 자료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단백질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변화가 나타난 단백질 가운데 상당수가 심장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조절·지방 대사 작용 활성화”비만과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과의 연관성은 더욱 뚜렷했다.
이들 질환의 위험 감소와 관련된 단백질 33개 가운데 32개가 전력질주 운동에 의해 변화한 반면, 중간 강도 운동으로 변화한 것은 3개에 그쳤다. 또 이 단백질의 4분의 1 이상은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느린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짧고 강한 운동이 효과를 내는 이유 중 하나로 우리 몸의 에너지원 전환 과정을 꼽았다. 고강도 운동을 하면 몸이 짧은 시간 안에 에너지를 빠르게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과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여러 생리적 작용이 동시에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폴 코언 록펠러대 교수는 “단 몇 분의 강도 높은 운동만으로도 상당한 분자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8주간 운동한 뒤에도 이러한 반응이 나타났다는 것은 단순히 몸이 익숙하지 않은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과정만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세포생물학 전문가 루크 올슨은 운동 후 혈액으로 분비되는 단백질과 대사 물질인 ‘엑서카인(exerkine)’이 운동 강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것이 짧은 시간의 고강도 운동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하는 핵심 매개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시간이 부족해 운동을 꾸준히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짧은 고강도 운동을 생활 속에 자주 포함한다면 건강에 상당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고강도 운동은 심장이나 관절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자신의 건강 상태와 운동 능력을 고려해 강도를 정해야 한다. 또한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전력질주를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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