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소복… 겹겹의 시간 켜켜이 ‘역사 품은 길’
손원천 기자
입력 2022 01 12 20:20
수정 2022 01 13 03:36
도심 속 문화 유적 홍주읍성
홍주읍성의 성벽 둘레는 축성 당시 1772m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은 800m가량 남았다. 읍성 안에 있던 옛 관아 건물과 성곽 문루들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대부분 파괴됐다. 조양문과 성안의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 등이 복원돼 남아 있다.
안회당은 홍성군청 건물 바로 뒤에 있다. 조선시대 홍주군수 등이 행정 사무를 보던 동헌이다. 단정한 목조 건물이 인상적이다. 안회당 맞은편은 여하정이다. 옛 관리들의 휴게 공간이었던 곳이다. 아담한 연못, 아름드리 왕버드나무와 어우러진 모양새가 그야말로 한 폭의 수묵화다.
●홍주아문 안에 700살 느티나무 한 쌍
홍성군청으로 드는 문은 홍주아문이다. 동헌이었던 안회당의 바깥문으로 쓰였던 문을 지금도 그대로 쓰고 있다. 지방 공공기관마다 서구풍의 번듯한 새 건물로 바꾸는 요즘 세태와 비교되는 장면이다. 홍주아문 안쪽엔 거대한 느티나무 한 쌍이 서 있다. 고려 공민왕 때 식재됐다고 전해지는 노거수다. 수령이 얼추 700년을 향해 간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 내의 ‘들빛’은 추운 겨울에 빛을 발하는 곳이다. ‘초록의 휴식은 천연 백신’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작은 식물원이다. 노후한 육묘장이 도시 속의 농업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규모는 작아도 수백 종의 식물과 꽃 등을 만날 수 있다. 매서운 추위를 피해 쉬어 가기 딱 좋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시 개방한다. 입장료는 없다.
●어사리 인증샷 찍고 방금 캔 석화도
이제 홍성의 바다를 즐길 차례다. 고즈넉한 낮의 풍경도 좋지만, 서해 쪽이다 보니 아무래도 해넘이 풍경에 초점을 맞춘 공간들이 많다. 요즘 가장 ‘힙’한 노을 명소는 세 곳이다. 남당노을전망대는 남당항 바로 옆에 있다. 해질 무렵이면 해변의 모래들이 노을빛을 받아 붉게 물든다. 이 느낌이 참 좋다.
바로 이웃한 어사리에도 노을공원이 있다. 연인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 ‘행복한 시간’ 덕에 요즘 한창 사진 명소로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공원 바로 아래에 공동작업장이 있다. 해거름에 갯일 마치고 돌아오는 어민들의 서정적인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갯벌에서 방금 캔 석화도 살 수 있다. 속동전망대는 뭍과 바짝 붙은 섬에 조성한 전망대다. 걸어서 갈 수 있다.
글·사진 홍성 손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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