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에 커피 들고 경찰 출석…의협 간부 “이따 보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4 03 08 18:26
수정 2024 03 08 18:26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의협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바 있다. 이날 포렌식 조사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된 주 위원장의 휴대전화를 살펴보기 위해 진행됐다.
선글라스를 끼고 커피잔을 든 채 이날 오전 9시 37분쯤 서울 마포구 공공범죄수사대 청사에 출석했다. 그는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전공의들의 정보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질문에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보자”라고 답했다.
앞서 주 위원장은 지난 6일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해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문건에는 의협 회장의 직인과 함께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 작성 및 유포’라는 내용이 담겼다. “명단 작성 목적은 불참 인원들에 대한 압박”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구체적인 전공의 명단 작성법과 유포법에 대해선 특정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개별 고지할 예정이라고도 쓰여 있었다.
전날 이기식 병무청장이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의 사직서가 수리될 경우 내년부터 순차 입대할 것이란 발표에 대해서는 “군 수용인원의 한계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는 반박 논리도 첨부됐다.
이에 대해 의협 비대위는 “비정상적인 경로·방법을 통해 여론 조작을 하거나 회원들의 조직적인 불법 행동 교사를 하지 않았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의협 비대위는 “해당 글에 게시된 문건은 명백히 허위이고 문건에 사용된 의협 회장의 직인은 위조된 것임을 확인했다”면서 “글 게시자를 사문서위조·허위사실 유포·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이날 의협과 비대위 관계자, 의사·의대생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대표,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들의 정보를 온라인에 공유한 성명불상자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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