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대 마약왕’ 잡고 보니 탈북 여성이었다…징역 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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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 마약왕 최정옥이 캄보디아에서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되고 있다. 뉴시스
탈북자 출신 마약왕 최정옥이 캄보디아에서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되고 있다. 뉴시스


동남아 마약 유통망을 뒤흔들며 ‘3대 마약왕’으로 불리던 인물의 정체는 탈북 여성이었다. 법원은 이 여성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조직적으로 대량의 필로폰을 밀수·유통한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3부(부장 오윤경)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모(35·여)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 프로그램 이수와 4억5855만원의 추징을 명했다고 7일 밝혔다.

최씨는 2011년 탈북한 뒤 국내에 정착했으나, 2017년 마약 관련 범죄로 한 차례 처벌을 받은 이후 범행 수위를 급격히 키웠다. 출소 직후인 2018년 3월 중국으로 출국한 그는 중국과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국내 마약 유통 조직의 총책 역할을 맡았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마약을 특정 장소에 숨겨두고 대금을 받으면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국내에 유통하거나 관리했다. 직접 투약한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2018년에는 국내에 은닉된 필로폰 3㎏을 부하들에게 수거하도록 지시했고, 별도로 1.3㎏을 국내에 유통했다. 2020~2021년에는 캄보디아에 있는 공범과 공모해 필로폰 2.5㎏을 추가로 밀수했다.

밀수 수법도 치밀했다. 필로폰을 소량으로 나눈 뒤 실타래처럼 감아 포장해 마치 실뭉치인 것처럼 위장한 뒤 국제우편으로 국내에 발송했다. 텔레그램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를 사용해 판매 글을 올리며 유통망을 관리했다.

입수된 마약. 경찰청 제공
입수된 마약. 경찰청 제공


수사기관이 파악한 필로폰 1회 투약량은 약 0.03g으로, 최씨가 캄보디아를 거쳐 국내로 들여온 물량만 따져도 약 8만5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최씨는 2021년 7월 태국 경찰에 체포됐지만, 약 2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이후 국내 수사기관의 재구금 요청에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가, 한국 경찰이 태국·캄보디아 경찰,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2022년 1월 캄보디아에서 검거했다.

최씨는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모씨, ‘사라김’ 김모씨와 함께 동남아 기반 국내 마약 유통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3대 마약왕’으로 불려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출소 직후 해외로 나가 조직적으로 범행을 주도하며 대량의 필로폰을 수입·유통했다”며 “범행 기간과 수법, 유통 규모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다만 “수입한 필로폰 중 상당 부분이 압수돼 실제 유통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다수의 마약 사범 검거에 협조한 점,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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