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00억대 비자금 의혹’ 효성 조현준 17일 피의자 소환
김지수 기자
입력 2018 01 15 10:54
수정 2018 01 15 13:52
유령회사 통행세·지분보유 회사 부당지원 등 수백억 대 배임 혐의·여성 배우 등 허위 채용해 연 수천만원 급여 지급 의혹도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수백억 원대 배임 의혹 등을 받는 조현준(49) 효성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이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검찰 포토라인에 재벌가 총수가 서게 되는 첫 번째 사례다.
조 회장은 2010년∼2015년 측근 홍모씨의 유령회사를 효성그룹 건설사업 유통 과정에 끼워 넣어 챙긴 ‘통행세’ 100여억원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는다.
홍씨의 회사를 거래 중간 과정에 끼워 넣는 데 관여한 효성그룹 건설 부문 박 모 상무는 지난달 28일 구속됐다. 다만 홍씨는 두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조 회장이 지분을 가진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포토닉스’에 효성이 수백억원을 부당지원하게 한 혐의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300억원 규모의 ‘아트펀드’를 만들어 미술품을 비싸게 구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하고 이 부실을 연대보증인 효성에 떠넘긴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노틸러스효성 등 계열사가 2000년대 중후반부터 홍콩 페이퍼컴퍼니에 ‘컨설팅’ 명목으로 수년간 수십억을 보내게 하는 등 해외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검찰은 조 회장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여성 4명을 ‘촉탁 사원’ 형식으로 허위 채용해 급여를 지급했다는 의혹 등도 규명할 방침이다.
채용 당시 20∼30대였던 이들은 미인대회 출신 영화배우, 드라마 단역 배우, 운동 강사, 음악인 등으로 연 5천만원에서 7천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효성의 비자금·경영비리 의혹은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2014년 7월부터 친형 조 회장을 상대로 수십 건의 고발을 제기하는 ‘형제의 난’을 계기로 불거졌다.
애초 서울중앙지검 조사부가 맡은 이 수사는 2015년 대형사건 전담인 특수부로 재배당했으나 별다른 진전 없이 다시 조사부로 넘어와 착수에 3년이 넘게 걸렸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와 관계회사 4곳, 관련자의 주거지 4곳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조 회장은 앞서 2010년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 사면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2013년 효성그룹 탈세 수사 당시 법인카드로 16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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